“침대 반 임대합니다. 진심입니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침대 임대 공고(租床启事)’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강만보(钱江晚报)는 지난 4일 침대 임대의 주인공 항저우(杭州)에 사는 92년생 왕잉(王樱)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왕 씨는 최근 인터넷에 “180*150cm 침대의 반 임대, 임대료 월 650위안, 여성만 가능”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태국에서 일을 마치고 귀국한 뒤 바쁜 일상 속에서 더 이상 쓸쓸하게 홀로 지내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부분이 ‘악성 댓글’에 가까웠지만 그 가운데 왕 씨의 ‘침대 반 임대’에 호의를 갖고 방을 본 사람도 몇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씨는 대담하게도 “인터넷에서 뭐라 하든 신경쓰지 않는다”며 스스로 침대 친구(床友)를 고를 때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먼저 인상이 좋아야 하고 건강한지, 예의가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왕 씨는 최근 인터넷에서 소식을 듣고 찾아온 유유(UU, 가명) 씨와 당분간 같이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친구도 나와 같은 ‘오픈 마인드’라 정말 잘 맞는다”며 혼자 있지 않아도 돼서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최근 10~20대 사이에서 각광 받고 있는 이른바 ‘공유 경제’는 자신의 침대 반을 공유하는 왕 씨를 비롯해 최근 수업 노트 필기, 참고 자료, 립스틱, 장난감, 자신의 특별한 능력 등 일상 생활의 작은 영역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유 경제 자체가 갖고 있는 사생활 노출 등의 위험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왕 씨 같이 ‘침대 공유’를 한다면 늑대를 제 집으로 끌어들이거나(引狼入室), 스스로 함정이 빠질 수가 있다(愿者上钩)고 경고했다. 이어 ‘공유 경제’의 탈을 쓴 이색 활동은 공유 경제 자체의 의미를 왜곡시킬 여지가 있다며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