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10세기 황실 재연… 장쯔이 정사신도 눈길
웅장한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권력에 대한 암투를 그린 웰메이드 중국 영화가 추석 극장가를 찾는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한 ‘야연’(감독 펑 샤오강)이 다.
영화의 배경은 혼란만이 꿈틀거리는 중국 당나라 말기. 황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뒤 동생 리(유게)가 뒤이어 왕위를 계승한다. 리는 형수인 미망인 완(장쯔이)을 황후로 맞을 준비를 하며 죽은 황제의 아들, 즉 조카인 우 루안(다니엘 우)을 죽이기로 한다.
어린 시절 서로 사랑했던 여인 완이 아버지와 결혼하자 슬픔에 빠진 우 루안은 산 속에 은둔하며 예술에 심취해 지낸다. 완은 우 루안의 목숨과 황후 자리를 위해 리의 청혼을 승낙하고 우 루안을 황궁으로 불러들인다.
하지만 우 루완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옛 연인의 재혼 소식에 복수를 다짐하며 입성한다. 결국 완은 황제를 독살하기로 마음먹고 황제가 주최한 자정의 파티 ‘야연’이 열리면서 영화는 정점으로 치닫는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을 모티브로 삼은 ‘야연’은 역시나 권력과 사랑을 향한 숙부와 조카의 쟁탈전을 그린다. 그러나 원작 ‘햄릿’에서 비중이 적은 거투르드 왕비의 시각에서 인물간의 엇갈린 운명과 갈등에 더욱 초점을 맞추며 비극의 슬픔과 분노를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엮어내고 있다.
러닝타임 112분의 ‘야연’은 제작비 200억원을 허투루 쓰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듯 방대한 스케일로 관객의 기를 빼앗는다. 또 ‘와호장룡’ ‘영웅’ ‘연인’의 계보를 잇는 듯 동양적 색채가 스크린을 가득 휘감는다. 제작사가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노린다는 말을 공공연히 내뱉을 만큼 자신만만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10세기 중국의 황실 모습과 영화 도입부의 대나무숲, 연인 완과 우 루완의 무술대련 등 중국의 국민감독 펑 샤오강의 뛰어난 연출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주연을 맡은 장쯔이는 이 영화에서 나신과 정사신 등으로 육체적인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넋을 빼놓는다. 월드 프로모션 중인 장쯔이, 다니엘 우 등은 18일 내한해 한국 팬들과 만났다. 또 우 루완을 사랑하는 칭누 역의 여배우 저우쉰은 부산국제영화제 참가차 다음달 내한한다.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