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간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에 상하이 백화점, 가구점, 지하철 등 곳곳에 ‘빈대족(蹭睡族, 공공장소를 빌려 잠을 자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상하이에 12일째 고온다습한 살인 더위가 지속되면서 7일 연속 고온 오렌지 경보가 발령되는 기록을 토했다. 지난 14일에는 최고기온이 39.7도에 달했고 오는 22일부터 3일간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상 예보도 나오고 있다.
이런 찜통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백화점 매장, 지하철 등을 찾는 ‘빈대족’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동방망(东方网)이 18일 보도했다.
판매용 침대, 소파에서 보란 듯이 낮잠을 자고 있거나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해 하루 종일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는 손님들이 ‘빈대족’의 대표적 예다. 매년 여름이 오면 이런 불청객들 때문에 백화점, 대형 가구 매장은 골머리를 앓는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이들을 두고 ‘빌붙는다’는 의미의 ‘청(蹭)’을 붙여 ‘공짜낮잠족(蹭睡族)’, ‘공짜에어컨족(蹭空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하철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폭염이 지속될 때면 지하철역 구석에 돗자리를 펴고 가족 단위로 앉아 과일을 먹거나 낮잠을 자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하이 대형 가구 매장 관리 직원은 “빈대족 현상은 줄곧 있었다”며 “매장을 찾은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을 무작정 내쫓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직원은 “손님이 떠나길 기다렸다가 정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이런 고객들이 해가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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