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대표적인 성장우선론자였던 천량위(陳良宇) 공산당 서기의 축출로 개혁개방이후 중국 고도성장의 견인차였던 상하이가 이전의 추진력을 잃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올초부터 톈진(天津) 빈하이(濱海)지구를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에 이어 중국에서 두번째 `종합개혁실험장'으로 삼아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상하이방의 거점 도시였고 역사적으로 베이징(北京)에 대립해왔던 상하이가 이번 천량위 축출을 계기로 날개가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빈하이의 부상은 상하이로서는 심각한 위협이다.
중국 중앙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16기 5중전회에서 빈하이지구의 개발을 국가총체발전규획에 포함시켰고 국무원은 지난 6월 빈하이를 상하이 푸둥에 이어 두번째로 종합개혁실험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의견'을 발표했다.
또 은행감독위원회는 빈하이지구를 금융개혁의 시험무대로 삼아 최근 자본계정의 제한적인 태환 허용 등 획기적인 개방정책의 실험을 발표했다
또 국무원은 톈진시 둥장(東疆)항을 상하이 양산(洋山)항에 버금가는 항구로 키우기 위해 중국내 최대 규모의 보세구역 설립을 승인하는 등 지원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빈하이의 부상은 크게는 중국의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국은 동부연안에 집중된 자원을 서부지역으로 흩어놓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새 지도부는 이른바 성장 우선 전략인 '선부론(先富論)'을 사회통합을 중시하는 '공부론(共富論)'으로 전환, 성장 못지않게 분배를 중시하는 정책을 폈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 못지 않게 지원의 형평적 배분도 중요시됐다.
빈하이에 대한 지원은 상하이에 집중되고 있는 자원을 형평성있게 배분하려는 중앙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못지 않게 상하이에 쌓인 부(富)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지지하는 상하이방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천량위의 축출로 상하이가 흔들릴 가능성은 아직은 없어 보인다. 상하이는 이미 국제화된 도시며 외국자본이 상당부분 상하이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상하이가 흔들리는 것을 바라지는 않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한정(韓正) 시장이 공산당 서기를 대행하게된 것은 상하이의 안정을 꾀하고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길 바라는 중앙정부의 속뜻이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표적인 성장우선론자였던 천량위의 축출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과열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륙과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에 천량위 축출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