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값이 치솟던 중국 베이징(北京)의 고급 주택이 가격 폭락에 이어 거래마저 끊기는 ‘이중 추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26일 베이징칭녠(北京靑年)보에 따르면 올해 1월 m²당 9179위안(약 109만5000원) 수준이던 고급 아파트와 별장의 가격이 6월 들어 1만3584위안(약 162만800원)으로 5개월 만에 50% 가까이 치솟았다. 그러나 7월부터 m²당 가격이 1만3313위안으로 떨어지더니 지난달에는 1만2081위안으로 두 달 만에 무려 11%가 내렸다.
거래량도 1월부터 4월까지는 1000∼1400채 선을 유지하더니 5월부터 1000채 이하로 떨어져 지난달에는 올해 초의 3분의 1 선인 441채까지 추락했다.
이처럼 베이징의 고급 주택(분양면적 121m² 이상의 주택)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매매마저 끊긴 것은 중국 정부가 7월에 강력한 부동산 투기제한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의 경우 반드시 1년 이상 거주한 실수요자에 한해 부동산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그동안 사문화되다시피 한 주택 양도소득세 20% 부과 규정을 확실하게 이행하도록 전국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고급 주택의 경우 거래 물량의 10∼30%를 차지하던 한국인 등 외국인의 투자가 끊기면서 고급 아파트 폭락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회사 ‘베네시티 차이나’의 정국환 총경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이면 물량이 동나던 아파트의 분양이 최근에는 반 년 이상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외국인의 투자가 많았던 고급 주택의 경우 7월부터 시행한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과열 잡기’를 넘어 시장 자체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