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세계 유수투자은행들이 중국기업의 상장이나 인수합병(M&A) 업무로 떼돈을 벌고 있다. 다음 달엔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중국 공상은행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투자은행의 배는 더욱 부르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자본시장 분석 전문업체인 딜로직 통계를 인용,올 들어 9개월 동안 국제 투자은행이 중국에서 거둔 IPO 및 M&A수수료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7% 늘어난 6억8100만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9개월 동안 중국 기업의 공개 규모가 전 세계의 11%에 달하는 150억달러에 달하고 인수합병도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별 수수료는 UBS가 1억800만달러를 벌어 가장 많았고 골드만삭스(9800만달러),홍콩의 국제중국은행(72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3개 투자은행은 지난 6월 중국은행의 홍콩증시 IPO(총 발행가 약 112억달러) 주간 업무를 담당했다.
투자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은 다음 달 27일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될 중국 공상은행의 IPO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발행 규모 최대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공상은행의 IPO 수수료는 약 5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도이체방크,크레딧스위스,메릴린치,중국 국제자금공사 등이 간사단으로 참여한다.
중국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통한 투자 수익도 급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공상은행에 25억8000만달러를 투자,5.75%의 지분을 확보했다.
골드만삭스는 공상은행이 상장되면 100%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회장이었던 헨리 폴슨이 미 재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비즈니스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행과 건설은행 등에 총 44억7000만달러를 투자했던 싱가포르 투자기관인 테마섹의 장부 가치도 투자 금액의 2배가 넘는 11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투자은행으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한 데다 자본력 정보력 등이 현저하게 달려 'IPO나 인수합병 같은 황금비즈니스'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투자은행을 육성하기 위한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논의를 이제야 시작했다. 다만 일부 은행과 증권회사들 중심으로 금융비즈니스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3000만달러의 '중국IPO펀드'를 조성,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투자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M&A 시장을 겨냥,상하이 지점에 국제투자 전문팀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증권 IB본부의 장승철 본부장은 "국내 업체들은 아직 자금력 및 정보 부족,해외네트워크 취약 등으로 중국 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