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에서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론보다는 실무를 중시하는 직업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교육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대졸자 413만명 중 40%인 165만명이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졸업자 400만명 중 22.5%인 90만명이 취업하지 못했다. 1년 사이 취업률이 크게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갈수록 미취업 대졸자의 적체가 심화돼 획기적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해 공부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 지에 회의를 품는 대졸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청년보가 대졸자 8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4.7%가 대학 진학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배운 것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게 이유다.
또 51.5% 대학에서 실용적인 것을 전혀 배우지 못했다고 했고 39.2%는 학위가 취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농업대를 졸업하고 최근 월급 800위안(약 9만6천원)짜리 경비원에 취직한 자오(趙.23)모 씨는 "공연히 대학에 들어가 부모님이 힘들게 번 돈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동계에서는 전국적으로 1천만명의 고급 노동인력이 부족하다며 구인구직의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대학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이원(海聞) 베이징대 부총장은 최근 개최된 대학총장 회의에서 "중국이 산업화 사회인 점을 감안해 대학이 연구자와 경영자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이끌 숙련된 일꾼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중국의 대학들이 이론교육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실용적 기술교육은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결과로 전공 분야에 미숙한 졸업생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