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양 봉천병원, 수술전 전신마취 틈타 '장난'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의사가 수술전 전신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의 몸에서 상당량의 골수를 몰래 빼낸 사건이 중국 랴오닝(遼寧)성 성도 선양(瀋陽)시의 한 유명 병원에서 발생,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골수 절취사건'은 선양에서 발간되는 화상신보(華商晨報)의 한 기자가 약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초 익명의 남자로부터 제보를 받고 추적한 끝에 최근 그 진상을 밝혀냈다고 중국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제보자는 선양의학원 봉천(奉天)병원 수부(手部)외과의 한 의사가 환자나 가족들에게 아무런 사전 동의나 통보 없이 전신마취 상태인 환자의 몸에서 골수를 빼내 '골수 줄기세포 체외배양' 실험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취재 결과, 병원측은 지난 2004년 초 교통사고로 아랫다리에 중상을 입고 입원한 린(林)모 씨에 대해 그해 12월 말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수술을 했으며, 전신마취 수술 때 한 차례 골수를 채취한 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 수부외과의 한 의사는 이같은 사실이 있음을 시인하고 "이미 끝난 일"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의사는 병원 관계 부서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누구든 이은 사실을 외부에 알린 것이 드러나면 처벌하겠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고 밝혔다.
린 씨는 병원측이 여러 차례 수술을 하고도 결국 "더 이상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손을 놓아버렸다면서 골수를 빼낸 것으로 보이는 작년 2월 하순의 전신마취 수술 뒤부터는 스스로 일어나 앉을 기력조차도 없어졌다고 밝혔다.
수술을 한 지 한달 후 '골수 절취' 소문을 들은 린 씨는 주치의를 포함한 병원 관계자들과 접촉한 끝에 지난해 8월 합의서에 서명하고 사전고지 없이 16㎜의 골수를 채취한데 대한 배상금으로 50만위안(약 6천만원)을 받았다.
많은 대형 의료기관이 '골수 줄기세포 체외배양' 실험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한 전문가는 이 실험이 세계적 관심 과제인 만큼 일단 성공하면 경제적 효익 외에 본인의 국제적 영향력과 학술적 지위가 높아진다면서 "돌아오는 물질적인 대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중화골수은행 랴오닝지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각 병원은 필요한 골수를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은 환자들로부터 골수를 절취하는 행위가 이 병원에서만 일어난 일일까를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