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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 배우러 왔어요”

[2018-08-27, 06:48:08]

저장대 서예학과 한국 연수

 

‘한자’, ‘서예’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나라는 중국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 서예를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연수를 온 중국학생들이 있다. 조금은 의아한 이 연수의 목적은 무엇이며, 그들은 한국에 와 어떠한 ‘서예’를 경험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저장대학 서예학과 학생들 성균관 대성전 기념촬영)


서예공부에 해외 연수는 필수?


한국의 서예를 보고 경험하려 온 이들은 바로 중국 저장대학 서예학과에 재학중인 2,3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의 전공인 서법학에서 ‘서예’이란 수파(书法), 직역하면 붓글씨를 쓰는 법으로 한국에선 서예로 익히 알려져 있다. 서예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이들은 여름방학이 되면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해외연수를 떠나는데, 이는 졸업 전 필수로 이수 해야 할 코스이기도 하다.

 

서예학과의 필수 커리큘럼에는 적어도 한번은 해외 연수를 떠나 그곳의 고유한 문화와 유물을 경험하고 이를 서예와 관련 지어 감상문을 내는 과정이 있다. 어떤 국가를 갈지는 때마다 지도교수가 직접 정한다. 하지만 저장대학 서예학과의 경우 매번 한국으로 연수를 온다.

 

왜 꼭 한국일까?


저장대학 서예학과 지도교수인 린루(林如) 교수는 매번 학생들을 이끌고 한국으로 연수를 온다. 왜 한국으로 서예공부를 하러 오냐는 질문에 린교수는 비슷한 듯 매우 다른 두 나라가 그 이유라고 답한다. 지리적인 이유로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또한 한자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부터 각각의 민족적 특색이 뚜렷해지면서 서로가 이국적인 느낌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듯 다른 성격을 가진 한국에서 서예문화를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의미 있고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35명의 제자들을 이끌고 한국에 연수를 온 이유다. 덧붙이자면 린 교수는 이전에 한국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공부를 했었다. 원광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각각 3개월, 1년간 연구활동을 했다. 당시 린 교수는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에만 존재하는 서예와 동양화를 전공으로 공부하던 중 한국과 중국의 서예와 회화작품의 교류 상황이 어떠한지 연구하기 위해 한국 행 비행기에 탔다고 한다. 1년 3개월 동안 연구하며 한국의 서예와 문인화의 역사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태권도 동작 명칭을 서예로 나타낸 작품)  

 

한국 서예를 감상하다


학생들은 성균관대학교 박물관부터 서울대학교 박물관, 규장각, 국립 중앙 박물관, 경복궁 민속 박물관, 예술의전당과 추사 박물관까지. 한국인들도 다 안 가봤을지도 모르는 여섯 곳의 박물관들을 구석구석 참관했다. 각각의 박물관에서 조선시대 선인들의 정신과 발자취가 담긴 글씨, 회화, 서적, 문서, 문방사우 등의 문화예술품을 감상하고 한국의 서예가 가진 특징들을 살펴보며 중국의 서예와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도 해보았다.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은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전시된 탁본) 

 

“중국 고유 문화 계승하겠다”
서예학 전공 학생들


취업난이 점점 심해지는 요즘 같은 때 서예를 전공하겠다고 했다가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야만 할 것이다. 이는 중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왜 서예학과(书法)를 선택했는지 그 이유와 포부가 궁금하다. 해서 이번 한국연수에 참가한 35명의 학생 중 한명인 진징(金晶 21세)에게 물었다.

 

(저장대학 서예학과 진징(金晶) 학생)


진징은 서예를 통해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깊은 고유문화를 되살리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한다. 자신의 눈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귀한 문화인 서예나 동양화 등이 점점 잊혀지는 것이 무섭고 누군가는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한 시대에 살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지금의 고유한 문화를 다음 세대에게도 전달해줄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예를 전공으로 택하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에서 연수를 통해 느낀 것 중 하나는 중국의 서예는 붓글씨를 통해 흘러나오는 분위기, 그 정취를 연출하는데 더욱 치중되어있는 반면 한국의 서예는 글자 사이사이의 공간, 여백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진징 학생의 서예작품)

 

한국에서도 서예라는 전통예술은 그 역사가 깊고 예술성 또한 높다. 하지만 실용성 부족과 취업과 연결 짓기 어렵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서예를 전공으로 택하는 학생 수가 거의 없다시피 하며 서예학과가 본래 5개 대학에 개설됐으나 2개로 축소됐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저장대학 서예학과 학생들과 이를 지키기 위해 해외 연수 프로그램 등 여러 도약을 하는 중국의 노력이 더 큰 의미를 갖는 듯하다. 추세에 맞지 않다고 외면 하지 말고 보통의 생각과 조금은 다른 길을 선택한 이들의 행보를 지켜봐 주고 또 응원해주면 어떨까 싶다.

 

학생기자 이영현(저장대학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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