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지 나흘이 지난 지금 북.중 접경지역은 한마디로 말해 뒤숭숭한 분위기다.
북한과 무역하는 사업가들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북제재에 착수했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모종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겠느냐고 나름대로 예측하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대북 무역에 종사하는 한 조선족 사업가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지시를 내려 다음주부터 조선(북한)으로 반출되는 품목을 대폭 제한키로 했다는 소식을 해관 사정에 정통한 지인을 통해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화학원료들이 주된 통제품목 명단에 오를 것이며 북한에서 들여오는 품목도 일부 제한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가는 "지시 내용에는 밀무역을 통해 반입금지 물자들이 조선으로 들어가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내용도 있다고 들었다"며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지켜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조선과의 무역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둥을 경유해 남북경협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인 대북 사업가들도 "북한으로 송금이 차단됨에 따라 조만간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나가다 남북교역 자체가 모두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스런 목소리를 내놓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린성 옌지(延吉)에 있는 한 조선족은 "옌볜(延邊)에서도 대북제재를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조선과 물건을 내보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는 중국의 은행들의 대북송금을 중단하고 해관 검색도 강화됐다는 언론 보도가 입에서 입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이제는 해관이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의 통관을 전면 중단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지린성 지안(集安), 린장(臨江), 투먼(圖們), 난핑(南坪), 훈춘 등 접경지역에 위치한 4곳의 중국 해관측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본 결과 "현재 해관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단둥해관 역시 어제부터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 80돌을 맞아 전날부터 3일 간 휴일에 들어갔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화물차가 오가는 등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가 통관검색을 받는 단둥시 외곽의 단둥해관 교통물류통관센터는 북한의 핵실험 실시 이전이기는 하지만 지난 8일부터 일반인의 출입과 사진촬영을 금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게시하고 공안을 출입구에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는 등 한층 경비가 강화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