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중국이 대북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과 밀무역을 강력히 단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확인된 것이 없지만 중국이 북.중교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더라도 제한 품목의 밀수를 막지 못하면 제재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논리적인 설득력은 갖고 있다.
북한과 무역을 하는 한 조선족 사업가는 1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중국 해관이 내주부터 화공원료를 중심으로 통관 품목을 제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며 "특히 밀무역을 통해 이들 반출 금지 품목이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그 내용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과 중국은 약 1천400㎞에 달하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어 밀무역을 완전 차단하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중국은 북한으로 교량이나 철도가 연결돼 있는 랴오닝성 단둥, 지린성 지안(集安), 린장(臨江), 창바이(長白), 충산(崇善), 난핑(南坪), 싼허(三合), 투먼(圖們), 취안허(圈河), 훈춘(渾春) 등지에 해관을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그 간격이 넓어 해관을 경유하지 않는 밀무역이 성행할 수 있는 소지를 늘 안고 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단둥에서 약 50㎞ 떨어진 둥강(東港)시에서는 북한과 무역을 하는 소규모 무역선들이 최근 출항을 중단하는 등 중국 해관측이 밀무역 단속에 나섰다"고 전하기도 했으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 무역배는 신의주 앞바다로 나가 북한 어선으로부터 해산물을 넘겨받고 공산품을 넘겨주는 형태의 무역을 해왔지만 해상 무역이 육로 통관에 비해 검색이 허술하다는 점에서 밀무역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또 압록강 상류 쪽에서도 한밤 중 쪽배를 이용해 북한으로 물자를 들여보내는 소규모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북한과 중국의 밀무역은 속성상 공식적인 통계가 있을 수는 없지만 정상 교역의 규모를 넘지는 않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단둥의 한 대북무역업자는 "현재 북한의 각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공산품은 중국산이 대부분으로 소규모 보따리상이나 국경밀수를 통해 흘러 들어간 것이 상당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신의주에 태어난 화교 출신의 대북무역업자는 "조선(북한)으로 들어가는 한국 제품은 북한측 세관에서 통관이 안되기 때문에 단둥에서 밀수를 통해서도 들어가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둥의 한 대북무역회사 직원은 "예전에 주로 해상을 통한 밀수가 많이 성행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과 북한이 단속을 심하게 하면서 이제는 그 양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지 5일째를 맞는 19일에도 단둥해관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이날 아침 해관에 들렀던 한 중국인 무역업자는 "겉으로 보기에 모든 것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며 "한 해관 직원으로부터 내일도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통관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화물열차로 물건을 북한에 들여 보내려고 단둥에 내려온 선양(瀋陽)의 한 대북무역업자는 "한국 언론을 보면 해관의 통관 검색이 강화된 것으로 계속 나오는 데 내가 보기에는 검색 정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중국이 대북제재에 나선다고 하니까 정상적인 통관검색이 좀 특별하게 비쳐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관 면세점에서 일하는 한 여직원은 "조선(북한)의 핵실험 때문인지 판매가 예전보다 줄었다"며 "해관을 통해 드나드는 화물차는 평소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실어 나르는 물자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