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중국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북한과의 거래 중단에 나서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대 북한 제재 결의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실천 수위가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20일 보도했다.
중국은행(BoC) 단둥(丹東) 지점의 한 관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기업간이든 개인간이든 모든 거래가 중단됐다"며 "이 조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상하이 푸둥(浦東)개발은행이나 중국건설은행, 중신(CITIC)은행의 관리들은 북한과의 거래 창구를 닫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관계자들은 이런 내용에 관해 언급을 거부했다.
중국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경우 북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북한의 금융분야 불법행위 문제점을 이유로 마카오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을 동결하는 등 금융제재를 가한 뒤 세계 각국의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점차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시중은행 관리들은 대북 거래 중단이 규제당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관리들은 무엇 때문에 거래가 중단됐는지 잘 모른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4일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중국은 북한으로 들어가는 트럭에 대한 검색 강도를 높이는 등 가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WSJ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북한으로 하여금 2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단기적 차원의 조치일 수도 있지만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더 광범위한 차원의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동북아 지역내 불균형 야기나 김정일 정권 붕괴 가능성 등으로 인해 미국이 원하는 강력한 대북 조치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가져 왔다.
또 중국은 북한과 다른 나라와의 자금 이동 과정에서 주요 경로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중국이 얼마나 유엔 결의안을 강력하게 이행할지, 그리고 북한에 대해 어떤 추가 조치를 취할지 여부는 유엔 제재안이 북한에 실제로 미치는 충격량을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