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국 시안(西安)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 2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가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SDI의 최근 글로벌 사업 투자액 중 최대 규모다.
2공장은 건축 면적 16만 평방미터로 60암페어아워(Ah)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 라인 5개가 증설될 전망이다. 오는 2020년 중국 당국의 신에너지차 보조금 정책 폐지와 맞물려 이후 삼성SDI의 중국 시장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 증설되는 시안 생산기지는 향후 삼성SDI와 안후이환신(安徽环新), 시안가오커(西安高科)와 합자 형식으로 설립된다. 이들은 각각 50%, 35%, 15%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소형 승용차 배터리도 공략할 전망이다. 오는 2023년까지 300Wh/kg 에너지 밀도의 5세대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SDI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2.4기가와트시(GWh)로 전년도 동기 대비 84.6% 급증하면서 세계 5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로 우뚝 섰다. 특히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유한 단일 용량 사각 배터리에서 절대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다.
올해 삼성SDI를 비롯한 한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중국에 새로운 합자기업을 세웠고 SK는 27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동박 제조업체 1위 링바오화신(灵宝华鑫)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의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14만 6000대, 13만 8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8.1%, 51% 급증했다. 전월과 비교해 보면 각각 14.7%, 13.7% 증가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리(真锂)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리튬 배터리 설치량은 6.13GWh로 전년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1~10월 전기차 시장의 누적 리튬 배터리 설치량은 35.7GWh로 지난해보다 90.6% 급증했다. 이중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비중이 69%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더블 포인트 적립 정책에 힘입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량은 앞으로도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0년 신에너지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하이니켈 NCM으로 기울 것으로 관측되는 바, 과학 연구, 자금상에 우세를 점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의 선도기업들의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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