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강원국 | 메디치미디어 | 2018. 7
누구든 글을 쓸 기회를 맞는다. 하지만 글을 재미있게 쓰는 사람 또는 잘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한때는 저자도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 그는 자신을 ‘남의 글을 쓰다가 남의 회사를 다니다가 우연히 출판사에 들어갔고, 난데없이 베스트셀러 저자가 돼서 지금은 저자 겸 강연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볼품없이 시작해서 대통령 연설비서관이라는 자리까지 오른 그의 28년 경험을 <강원국의 글쓰기>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글쓰기 방법을 언급하기 전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세 가지 버킷 리스트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유시민 작가보다 글을 잘 쓰진 못해도, 글쓰기에 관해선 그보다 더 잘 가르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두 작가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에 담겨 있는 글쓰기 노하우는 정말 많다. 우선 글은 기억과 상상의 산물이다. 우리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글을 쓰는 일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해내기 위해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더 멋있게 쓰려고 형용사와 부사 그리고 수사적인 기교를 부린다든지, 억지로 짜맞추거나 남을 의식하는 행위 등을 한다. 이런 미숙함과 불안을 떨쳐내고 여유를 갖는 노력이 좋은 글쓰기의 시작이다.
글쓰기는 시작이 정말 어렵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질문이다. 질문은 호기심의 표현이고, 호기심은 글의 원천이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만 세 살까지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엄마 다음으로 ‘왜’였다고 한다. 그만큼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게 궁금거리였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질문이 없어진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가졌던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 기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일화가 이를 잘 말해 준다.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줄 아는 태도를 가진다면 글쓰기의 시작은 어렵지 않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글 잘 쓰는 비결은 습관이다. 써야 할 때 쓰는 사람보다는 쓰고 싶을 때 쓰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 토론, 학습, 메모 등 꾸준히 글을 쓰게 하는 도구를 반복해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글쓰기를 위한 많은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감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감정이 얼마나 풍부한가에 따라 글의 수준이 결정된다. ‘마음이 사람을 향하면 공감, 사물을 향하면 호기심, 사건을 향하면 문제의식, 미래를 향하면 통찰, 나를 향하면 성찰이 된다’는 말로 공감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아마추어들이 흔히 놓치는 과정이 있다. 바로 수정하는 단계다. 여기에서 프로와 아마추어가 나뉜다. 어떤 글이든 고칠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얼마나 유심히 보고 잘 고치는가에 따라 좋은 글 또는 그렇지 않은 글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의 수정 기준 목록을 만든다면 자신의 문체를 살리면서 좋은 글을 써 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다 썼다고 안도하지 말고 ‘글쓰기 능력은 글 고치기 능력이기도 하다’는 그의 말을 명심하자.
강원국의 다른 책 <대통령의 글쓰기>에서는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있던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듣고 배우며 익힌 노하우를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다. 실용적인 글쓰기 지식을 전달하면서 간결하고도 힘 있는 문장을 쓰도록 도와준다.
해외 글쓰기 저서로는 로저 로젠블랫의 <하버드대 까칠교수님의 글쓰기 수업>이 있다. 하버드 역대 최연소 지도교수인 그가 40년 이상 대학 강단에서 가르친 글쓰기 비법을 이 책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위 두 저서도 좋은 글쓰기를 위해 일독하기를 권한다.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 같은 삶을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나의 생각과 느낌을 남에게 드러내는 것이 글을 쓰는 주된 목적이다. ‘글 쓰는 사람은 태생이 관종이다’라는 말로 이를 설명한다. 그러니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글로 자신을 마음껏 표현해 보자. 글 쓸 일이 많은데 시작을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 글쓰기가 너무 어렵다 생각하는 사람들, “일단 쓰고 말하자.”
김우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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