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이 가장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인 만리장성에서 낙서 등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얼마나 물어야 할까.
개인의 경우 최저 1만위안(한화 약 121만원)에서 최고 5만위안, 법인이나 단체.기관 등은 최저 5만위안에서 최고 10만위안의 많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
중국 중앙정부인 국무원은 24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장성(長城)보호조례'를 공포하고 12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조례에 따르면, 만리장성에서는 성벽에 스프레이 등으로 낙서를 하거나 오토바이로 성벽을 뛰어넘는 행위, 자동차 운전 등과 함께 성 주변의 흙을 파가거나 벽돌을 떼어내 가져가는 행위도 처벌을 받는다.
또 제한구역 내에서 만리장성 보호를 위한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나무심기, 성벽에 그림이나 글자 새기기, 무허가 시설 및 기구 설치, 미개방 구간 관광, 관광객 쿼터 초과, 각종 이벤트 활동 등도 무거운 벌금 부과 대상이다.
모든 개인과 법인, 기구 등에 두루 적용되는 이 조례는 만리장성의 본래 모습을 보존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리를 하고, 각 지방 행정단위별로 성의 보호범위와 건물 신축 통제지역 등을 지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조례는 이와 함께 시민, 기관, 단체 등의 만리장성 보호기금 출연도 장려하는 동시에 만리장성이 있는 각 성.자치구.직할시는 1년 내에 관할 구간을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나 성급 문물보호단위로 지정토록 했다.
만리장성은 중국 서부 간쑤(甘肅)에서 시작돼 닝샤(寧夏), 네이멍구(內蒙古), 산시(陝西), 산시(山西), 허베이(河北)를 거쳐 동북부 랴오닝(遼寧)성까지 6천700㎞에 걸쳐 건설됐다.
그러나 중국장성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리장성의 파손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 전체 성벽 가운데 80% 이상이 허물어지고 사라져 '황성옛터'로 변했다.
전체 만리장성 가운데 아직도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은 20%도 못 되고, 파괴되기는 했지만 분명하게 유적의 형태를 드러내고 있는 부분도 30%가 채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만리장성 보호 10개년계획 시행에 들어가 우선 올해 허베이성과 간쑤성 구간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중국 정부는 이번 '장성보호조례'를 마련함으로써 이 계획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