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세계의 지붕’, ‘제3극(極)’으로 불리는 티베트에 기후 온난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막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0년마다 온도가 0.28도씩 오르고 강수량은 11mm씩 늘어난다. 티베트 전체 면적의 7.8%를 차지하는 만년설은 100년 이내에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학자들은 오래지 않아 티베트가 불모의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습기 많아지고, 따뜻해지고=티베트의 평균 고도는 해발 4200m. 122만8400km²의 지표 면적 가운데 9만6000km²는 만년설로 덮여 있다. 남극, 북극에 이어 ‘제3극’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티베트가 최근 급속도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강수량도 늘고 있다고 중국신문 연합사이트인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이 25일 보도했다.
티베트 기온은 1960년부터 10년마다 0.28도씩 오르고 있다. 라싸(拉薩)는 1960년대 평균 7.1도, 1990년대 평균 8.3도로 30년 동안 1.2도가 올랐다. 10년마다 0.2도씩 오르는 세계 평균치보다 2배 빠른 속도다. 최근엔 상승 폭이 더욱 가파르다.
평균 400∼700mm인 티베트 지역의 강수량 역시 급속히 늘고 있다. 1961년부터 2000년까지 40년 동안 평균 강수량은 44mm 늘었다. ▽빙하는 급속히 사라져=칭짱(靑藏)고원의 빙하 규모는 4만7000km²로 티베트를 포함한 전체 고원 면적 250만 km²의 1.88%이다. 1961년부터 2000년까지 40년간 빙하는 7% 줄어들었다. 1851년부터 1960년까지 110년간 5%가 줄어든 것에 비해 4배가 빠른 속도다.
중국과학원 칭짱고원연구소 야오탄둥(姚檀棟) 소장은 “이제 매년 티베트에서 빙하가 녹아내린 수량은 황허(黃河) 강이 매년 바다로 쏟아내는 분량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빙하가 이처럼 계속 줄면 2100년쯤엔 절반 이상이 사라질 전망이다.
▽최후엔 사막화 공포=티베트 기후가 급변하는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온난화다. 지구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에 함유된 수분이 늘면서 강수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이처럼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늘면서 메말랐던 초원에 풀이 새로 돋아나는 등 현재까지는 손해보다 이득이 많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기상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빙산이 다 녹고 온도가 더 오르면 결국 황량한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