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JRC) 조사 결과 중국은 지난해 해산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혔다. 그러나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은 78.5㎏으로 한국이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중 양국은 매년 엄청난 양의 해산물을 소비하는 국가이다. 육류나 하우스 재배가 가능한 채소, 과일과 비교했을 때 제철에 많은 영향을 받는 해산물을 중국은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을까? 한국과는 어떤 해산물이 제철 차이가 나며 왜 차이가 날까?
중국 해산물 소비량 급증
중국의 경제 성장은 중산층의 수를 증가시켰다. 그들의 소비력은 중국의 기존 수산물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세계 수산물의 3분의 1이 중국으로 수입되기 시작했고, 넓은 중국 연안에서 활발한 조업이 시작됐다. 또 해산물 요리가 많은 일식과 한식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맞춰 알리바바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진 ‘뉴 리테일’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의 수산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허마센성을 내놓았고, 용후이마트(永辉超市)는 신선한 소비재와 O2O전략으로 프리미엄 마켓 ‘슈퍼물종(超级物种)’을, 까르푸는 ‘어부주방(渔夫厨房)’과 ‘신선공방(极鲜工坊)’등을 선보였다. 이러한 신소매(新零售) 방식은 수산물 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소비자 트렌드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중국 해산물 소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까르푸에서 출시한 ‘어부주방’과 ‘신선공방’
타오바오에 등장한 사시미(刺身)
중국에서 한식뿐만 아니라 일식의 인기도 대단하다. 일식의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고급 요리로 인식하면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신선한 해산물 가격에 부담을 느꼈고, 이들의 잠재적 수요를 채워줄 대체재가 등장했다. 몇 년 전부터 타오바오에 등장한 냉동 사시미(刺身)가 대표적이다. 일반 식당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구매하기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육동 제품(조업 후 육지에서 냉동시킨 제품)과 선동 제품(조업 후 선상에서 바로 냉동시킨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 연안 도시에서 많은 해산물 배달 업체가 등장했다. 해안 도시에서 중국 내륙 도시까지 하루 안에 신선한 해산물이 배달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중국 연안에서 잡히지 않는 다른 해산물의 소비도 증가시켰다. 뿐만이 아니라 냉동 해산물 판매 증가는 해산물의 간편식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생물 세트와 건조 해산물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집 앞 마트에서 수조에서 바로 잡은 랍스터를 그 자리에서 구워 먹고, 길가 편의점에서 건조 갯가재 간식을 사먹을 수 있게 됐다.
(중국 간편 해산물 시장규모)
(출처: 2018-2024年中国互联网+即食海鲜行业市场需求前景与投资战略风险报告)
해산물 소비 1위 중국과 한국
지난해 전세계의 해산물 소비량은 절대 규모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1인당 소비로는 한국이 1위에 올랐다. 엄청난 해산물을 소비하고 있는 한중 양국은 같은 바다, 서해를 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동부의 대도시들과 한국에서 주로 취급되는 수산물 종류가 상당수 일치한다. 하지만 해양 생물은 수온, 용존산소량, 해류, 산란기, 계절 등의 영향으로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조업이 되는 수산물과 한국에서 조업이 되는 수산물의 차이가 생긴다. 대표적인 예로 1~3월에 제주 연안에서 겨울을 보내며 어업이 되는 갈치는 제주 갈치로 불리며 제철 갈치로 여겨진다. 월동을 마친 갈치는 산란을 위해 4월부터 서해 연안을 따라 북상하여 7월과 8월에는 서해 중부에서 중국 조업선에 의해 어업된다. 같은 갈치이지만 한국으로 수입될 때는 중국산으로 표기된다.
한중 양국의 수산물 시장의 영향은 다른 예시로도 엿볼 수 있다. 춘고어(봄을 알리는 물고기)라는 별명을 가진 볼락과의 조피볼락(우럭)이 중국에서 소비량이 급증하자 한국의 조피볼락 가격이 상승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중국과 한국은 같은 바다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각 국의 해산물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중국의 해산물 소비, 전세계 해산물 시장에 영향
중국의 엄청난 해산물 소비는 전세계 해산물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은 당연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소비뿐만 아니라 해상 생물의 생태계에 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만약 중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해산물 소비량이 급증했다고 해도 이야기는 같을 것이다. 해산물 소비량 급증은 전세계에서 무분별한 해산물 어업을 야기했다. 지속 가능한 어업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양식 기술이 기초 단계에 머무르는 참치, 중국 고급 요리에 쓰이는 상어 지느러미, 위해 우려종으로 지정된 연어까지, 수많은 어종과 수산물이 급증하는 중국의 해산물 소비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급증하는 해산물 소비량 때문일까,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어종의 양식 기술과 대체재 개발에 다국적 기업과 국가차원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해양수산부는 수산혁신 2030 계획에 따라 참다랑어 대량 양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맛조개, 굴, 성게, 해삼, 갯가재, 해삼, 꽃게, 랍스터 등에 양식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급증한 수산물 시장은 여러 혼란을 야기 하고 있다. 온라인상으로 판매되는 참치는 어종과 부위가 설명이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틸라피아와 점성어는 냉동 도미회로 둔갑하기도 한다. 때로는 민물고기를 회로 파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수산물 시장에 맞춰가듯 중국인들의 수산물에 대한 정보와 인식도 점차 나아지는 추세다. 다양한 해산물을 소비하고 여러 음식이 출시되며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중국의 수산물 시장을 기대해 본다.
학생기자 김상현(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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