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 중국 상표법 개정 배경
ㅇ 지난 4월 23일 제13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상표법, 반부정당경쟁법 등 8개 법률이 통과됨.
- 특히 상표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악의적인 상표 등록 및 사재기 규제, 상표권 침해에 대한 배상 강화 등 중국 진출(예정)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내용을 포함함.
ㅇ 최근 3년 중국의 상표 출원은 급격한 증가를 보여왔으나 실제 경제 주체의 경제 활동과 상관 없이 보조금 등을 목적으로 한 출원과 악의적인 상표 선점을 위한 출원이라는 비판이 많았음.
- 중국의 상표 출원은 2016년 369만 건, 2017년 575만 건, 2018년 737만 건으로 2년 사이에 100% 이상 증가함. 이번 개정으로 중국의 상표 출원 건수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됨.
- 중국 정부에서도 악의적인 상표 등록과 사용되지 않는 저장 상표에 대한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임. 상표 심사 실무 및 사법계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현행 상표법 제 4조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많은 토론을 벌여 왔으나 이견이 있었음.
- 2018년 7월 최고인민법원의 타오카이위안(陶凯元) 부원장은 제 4차 전국 법원 지식재산권심판 업무회의에서 ‘상표법 제4조 적용을 모색해 신청인의 상표 사재기를 제지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바도 있음.
□ 상표법 주요 개정 내용 및 의의
① 악의적인 상표 등록 및 사재기 규제
ㅇ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악의적인 상표 등록 출원에 대해 거절(제4조), 이의신청(제21조), 무효(제44조)의 사유로 해 악의적인 상표 출원과 등록 및 상표 사재기 행위를 규제함.
ㅇ 개정 상표법의 제4조 규정은 고의로 유명 브랜드에 편승해 악의적으로 상표를 등록하고 상표를 사재기하는 불법 경영자를 규제하는데 그 취지가 있음. 출원 과정에서 상표 심사기관에게 그 등록 출원을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을 직접적으로 부여함.
- 또한 제21조 이의신청 및 제44조 무효선고의 사유로서 제 4조의 규정에서의 상황을 명시함으로써 이미 초보심사 공고 또는 등록된 악의적인 상표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취소 경로를 제공함.
ㅇ 다만 중국은 상표에 대해 선사용주의 원칙이 아닌 선출원주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상표 출원 시 출원인이 사용에 대한 입증 서류를 제출할 필요는 없음.
② 상표대리기관의 의무 강화
ㅇ 상표대리기관은 위탁인이 출원한 상표가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악의적인 상표 등록 출원에 해당하는 것을 알았거나 알았어야 하는 경우에도 그 위탁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함. 또한 악의적인 상표 등록 출원에 대해 경고, 벌금 등 행정처벌과 악의적인 상표 소송 제기에 대해 법에 따른 처벌을 규정해 상표대리기관의 의무를 강화함.
ㅇ 일반적으로 상표대리기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출원인이 비용을 지불하면 그 의뢰인이 해당 상표를 진실로 사용하는지 또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묻지 않았으나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상표대리기관에 악의적인 상표 등록 출원에 대한 심사 의무를 추가하고 제 68조에서는 경고, 벌금 등 행정처벌 범위를 규정해 악의적인 상표 등록 출원 행위를 억제하고자 함.
③ 상표권 침해에 대한 배상 강화
ㅇ 악의적인 상표권 침해와 상표권 침해 상황이 심각한 경우에는 배상금 산정액의 1배 이상 5배 이하를 배상액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배상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500만 위안 이하의 배상을 판결하도록 규정함.
- 배상액의 배수는 기존 1배 이상 3배 이하에서 1배 이상 5배 이하로 법정 배상 한도액은 300만 위안에서 500만 위안으로 상향 조정됨.
ㅇ 이번 개정에서 등록상표를 사칭한 상품 및 해당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 도구 등에 대한 처리방법을 새로 추가함.
- 이는 권리침해 비용이 단지 배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그 침해상품과 침해상품을 제조하는 도구 및 재료를 폐기하도록 함으로써 권리 침해자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임.
□ 시사점
ㅇ 이번 중국 상표법 개정은 2013년 개정에 이어 4번째 개정으로 법에 명시적으로 악의적인 상표등록에 대한 효과적인 규제 조항이 도입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됨.
- 중국 상표 브로커 등의 한국 기업 상표 선점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악의적인 상표 선점 문제 해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임.
ㅇ 제4조 후단의 신설은 상표 출원인의 상표 사용에 대한 의무를 강화시킴. 또한 상표 등록의 절대적 거절 이유가 될 뿐만 아니라 이의신청, 무효 사유가 됨으로써 상표 등록 전후 단계에서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 구제에 기여할 수 있게 됨. 또한 무분별한 상표 출원을 조장해 왔던 상표대리기관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부여한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됨.
-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악의적인 상표 출원이 있는 경우 실질적인 상표권자 등 피해자는 상표대리기관을 상대로 해당 사실을 알림으로써 간접적으로 악의적인 상표선점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김.
ㅇ 이번 개정 상표법은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 처벌 강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되며, 한국 기업들은 상표권 침해를 당했을 경우 상대방의 악의를 적극적으로 입증해 침해로 인한 손해를 최대한 보전할 필요가 있음.
박주연 특허관, 대한민국 주 광저우 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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