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에서는 지난 50년 동안에 매년 평균 20곳씩 모두 1천여곳의 천연호수가 사라졌고, 2만여개에 이르는 천연호수와 인공호수 가운데 75%가 부영양화 상태를 보이고 있다."
주광야오(祝光耀)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 부국장이 27개 국가 및 지역의 회의대표, 전문가, 학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남부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에서 1일 개막된 제11차 세계생명호수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언론이 2일 보도했다.
주 부국장은 '호수 낙원'으로 불리는 후베이(湖北)성의 경우 1950년대 이후 넓이가 1㎢ 이상인 호수 522개 가운데 그 절반에 가까운 217개가 사라져 전체 호수면적이 50년 전에 비해 2천438㎢로 34%나 축소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각종 천연습지 면적은 36만1천100㎢, 넓이가 1㎢ 이상인 천연호수는 2천800개, 호수의 전체 면적은 9만㎢로 호수 등 천연습지의 담수 저장량은 2천260억㎦에 이른다. 이들 호수는 면적 축소와 함께 식생(植生) 상실, 오염물질 침적, 부영양화, 생물다양성 등으로 인해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의 담수 자원은 세계 전체 담수자원 총량의 7%에 불과하지만 이것으로 세계 전체 인구 22%의 식수 수요를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호수.습지 보호는 심각한 과제의 하나가 되고 있다.
주 부국장은 무분별한 호수 주변 개간, 수자원의 과도한 사용, 수질 오염, 부영양화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호수.습지 보호에 엄청난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호수 주변을 밭 등으로 과도하게 개간해 커다랗던 호수가 몇개의 작은 호수로 쪼개지는 것이 급격한 호수.습지 면적 축소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세계자연기금(GNF) 매리언 함메리 총재는 세계적으로도 절반 이상의 천연호수들이 농경활동 등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천연호수의 상태 악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가 과다한 화학비료 및 살충제 사용, 과도한 관개, 불충분한 폐수 처리, 무분별한 농업용 토지 개간, 어류 남획 등의 실수를 저지르고 있어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않으면 이에 따른 문제가 바로 눈앞에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