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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리토너 박흥우•피아니스트 금혜승

[2019-08-24, 06:18:31] 상하이저널
뜻 깊은 8월, 뜨거운 여름 밤 가곡여행

피아니스트 금혜승(左), 바리토너 박흥우(右)

 
산아 사랑하는 내 고향의 산아
종내 너를 두고 나는 가누나 
내 마음의 무게이고
내 넋의 크낙한 날개여 
두 팔로 내 목을 얼싸안고
안타까이 나를 울리는 사랑아 산아
내 고향의 산아 잘 있거라
내가 죽어서도 돌아올 보금자리여
“상하이 교민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서 연상됐던 곡 '산아'다. 나라가 어려웠을 당시 고국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는 조국의 산을 떠올렸을 그들, 상하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곡이다.”

상하이 한 여름 밤, 열린공간에 가곡이 울려 퍼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토너 박흥우 교수와 피아니스트 금혜승 교수의 ‘가곡의 밤’ 콘서트에서 연신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흥우 교수는 “임정 100주년과 광복절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에 상하이 무대에 서게 되어 감동”이라며 특별한 날, 특별한 곳에서 노래하게 된 곡에 대해 설명했다.

“‘한여름 밤의 꿈’을 주제로 인생을 밤에서 새벽으로 비유하며 선곡했다. 지금 우리나라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밤이 깊어질수록 아침은 멀지 않은 것처럼, 밤에서 출발해 아침의 기대와 위로까지 가곡으로 풀어냈다. 상하이 교민들에게 어두운 ‘밤’보다는 ‘위로’에 의미를 더 두고 싶었다.”

상하이의 8월, 당시 이 시기를 겪었던 분들은 어땠을까를 생각하면서 선곡했다고 한다. 

두 음악가의 인연은 10년 전 가곡 음반을 내면서부터다. 이후 함께 음악회를 지속해 오다 이날 상하이까지 동반하게 됐다. 금혜승 교수는 박 교수와의 인연을 이렇게 얘기한다.

“사실 음악은 문학과도 맞닿아 있다. 피아노는 연주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문학과 시를 좋아해서 가곡과 함께 하는 무대를 즐긴다. 가사를 들으며 연주할 때, 박흥우 선생님과 잘 통한다.”

문학적인 감성 요소들을 한껏 보여줬던 이날 가곡 무대에서 금혜승 교수는 피아노 연주로 별을 노래하고, 천둥 번개로 마왕을 표현하며 가곡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박흥우 교수 역시 “가곡은 이중주다. 성악 50과 피아노 50이 만나 가곡 100이 만들어진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는 볼 수 없다. 성악가와 연주자가 서로 이해하고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 가곡”이라고 설명한다. 가곡은 성악가의 성대로 만들어진 무대가 아니라는 의미인 듯 하다. 

공연을 마친 후 “열린음악회 같은 수천 명의 무대부터 10명 미만의 작은 무대까지 모든 무대가 중요하다. 이번 상하이 무대는 주최측에서 정성껏 준비한 최고의 무대였다”고 극찬한다. 교민 관객 100여 명이 가곡으로 교감했던 의미 있는 8월, 뜨겁고 뜻 깊은 상하이 여름 밤이 성악가 연주자 관객 모두에게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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