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이완 출신 유명 배우가 도전형 예능 프로그램 촬영 도중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매체와 누리꾼들은 비난의 화살을 예능 제작진들에게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신랑망(新浪网) 등 현지 매체는 중국 타이완 모델 출신 배우 가오이샹(高以翔, 35세)이 27일 새벽 예능 프로그램 ‘주이워바(追我把, 날 잡아봐)’ 촬영 도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장 관계자 말에 따르면, 가오이샹은 촬영 현장에서 전력질주를 하다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3분가량 있었다. 이후 10여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약 2시간의 응급 처치 후에도 끝내 숨졌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성명을 통해 “가오이샹이 현장에서 질주를 하다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바닥에 쓰러졌다”며 “병원에서는 급성 심정지로 인한 사망이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매체와 누리꾼들은 해당 예능 프로그램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위험도, 난이도가 극히 높은 미션을 연예인들에게 성공하도록 하는 방식이 이 같은 비극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가 ‘주이워바 프로그램 난이도와 강도(追我吧节目难度和强度)’일 정도로 현지 누리꾼들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저장(浙江) 위성티비에서 방영하고 있는 ‘주이워바’는 도시에서 벌이는 심야 추격형 예능으로 70미터 계단 오르기, 움직이는 육각 다리 건너기, 고공 낙하 등 각종 난이도가 높은 장애물 코스를 출연자들이 완주하도록 하고 있다. 프로그램 컨셉 자체가 심야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출연자들은 평소 밤을 새워 강도 높은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가 가오이샹이 현장에서 쓰러지기 전 “난 안 되겠다(我不行了)”고 외쳤다고 말해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출연자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제작진들”, “운동 선수들도 힘들어 하던 걸 안전 장치도 없이 연예인들에게 시키다니”, “아무런 의미도 없는 프로그램 때문에 젊은 목숨이 사라졌다”, “관계자와 저장위성티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배우 가오이샹은 ‘패션계의 F4’라는 별칭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드라마 ‘애청마발사(爱情魔发师)’, ‘천당에서 온 아이(天堂来的孩子)’, ‘연애여왕(恋爱女王)’, ‘아적배대정인(我的排队情人)’ 등 다수 작품을 남겼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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