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되지 내년 7월로 10년째. 홍콩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했을까.
대체로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정체성은 커진 반면 중국 국가나 중국공산당보다는 홍콩에 대한 자부심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 중문(中文)대는 중국 반환전인 1996년부터 10년이 지난 올해까지 6차례에 걸쳐 중국과 홍콩의 16개 상징물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과 관련된 상징물에 대한 홍콩인들의 태도가 차츰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96년 조사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해 불과 10%만이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으나 지난달 중순 1천13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설문에선 이런 답변이 28.8%로 늘어났다.
중국 국기와 중국 국가(國歌)에 대해서도 10년전엔 각각 30.6%, 39.1%가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나 올해 조사에선 47.6%, 48.2%로 증가했다.
중국이 매년 인민해방군 창군 기념일에 홍콩주둔기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홍콩 TV 광고 등을 통해 중국 국가와 국기를 알리는 전략이 먹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표준어 푸퉁화(普通話)에 대한 자부심도 18.6%에서 34%로 크게 증가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21.5%는 자신을 `홍콩인'으로, 18.6%는 `중국인'으로 여기는 반면 38.1%는 "홍콩인이지만 중국인이기도 하다"고, 21.2%는 "중국인이지만 홍콩인이기도 하다"고 답변했다.
이중적 정체감을 보인 답변은 1996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른 중국의 공권력 영역에 대해서는 저항감이 아직도 만만찮았다.
중국 공안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는 답변은 10년 사이 3%에서 6.7%로 별다른 변동이 없었고 중국공산당에 대한 애정지수도 2.91(10점 만점)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홍콩 시민이 홍콩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은 더욱 강해졌다.
홍콩에 대한 애정지수는 7.52로 중국에 대한 애정지수 6.49보다 높게 나타났고 홍콩특별행정구의 자형화 구기(區旗)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답변도 12%에서 29.2%로 늘어났다. 다만 빅토리아항 야경에 대한 자부심은 72.5%에서 64.3%로 다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