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의 한 사료회사가 최고 17년 묵은 사료용 쌀을 대량 도정해 시중에 식용으로 내다 판 사실이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중국 언론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사료회사는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완순화(萬順華)사료공사로, 지난 9월 묵은 쌀 2만8천t을 t당 900위안(약 10만7천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가 매입한 쌀은 모두 2000년 이전에 수확된 것이며 이 중에는 1989년 수확분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측은 사료용으로 용도가 제한된 이 쌀을 랴오닝(遼寧)성의 한 가공공장으로 옮겨 도정한 다음 매입가의 배인 t당 1천800위안에 식용으로 전국 각지의 양곡상들에게 공급했다.
도정을 거쳐 육안으로 보면 햅쌀과 별 차이가 없지만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이 쌀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런 사실은 사료회사를 잠입 취재한 한 지방신문 기자에 의해 폭로되면서 파문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식품을 이용한 사기사건이 유난히 빈발하고 있다. 2004년 안후이(安徽)성에서 13명의 아기 목숨을 앗아간 가짜 분유사건이 있었고 공업용 기름으로 닦은 쌀을 시중에 내다 팔던 일당이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중추절에는 1년 전 재고로 남은 월병을 포장만 바꿔 내다 판 식품회사가 고발당했고 최근에는 발암물질이 든 색소를 첨가한 절인 오리알 '훙신야단(紅心鴨蛋)'이 대량으로 유통돼 당국을 긴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