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중국이 환경정책을 단순한 환경보호가 아니라 산업구조조정의 중요한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복투자가 많은 업종에 대해 집중적으로 환경심사를 실시하는 한편 오염배출업체에 대한 공장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환경정책의 강력한 집행을 위해 각 지방 성과 시단위의 환경 관련 기구와 예산을 중앙으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투자 과열에 환경요법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8개 부처가 공동으로 전국 12개 지역에 대대적인 환경특별감사를 시행 중이다.
철강 시멘트 철합금 알루미늄 등 중복 투자가 많은 업종에 감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과잉 중복 투자로 중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업종을 골라 환경 감사를 실시,오염 배출이 많은 기업들을 직접 퇴출시키고 투자를 억제시키겠다는 게 목적이다.
2004년엔 6452개,작년에는 2053개의 기업이 유해물질 배출 혐의로 적발된 뒤 폐쇄됐다.
이번 감사가 과거와 다른 점은 몇 개의 업종에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복 과잉 투자를 막고 산업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환경정책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환경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지방정부가 중앙의 지침을 충실히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 문제에 관한한 중앙총괄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형 투자프로젝트의 경우 중앙정부의 환경보호총국과 각 시정부가 우선 협의를 하되 환경보호총국이 최종 부결권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중앙정부가 환경 잣대를 들이대며 중복 과잉 투자부문을 억제하겠다는 뜻이다.
또 각 지방정부의 환경 관련 예산과 기구를 아예 중앙정부 직속으로 전환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기업들 비상
중국에는 환경 NGO(비정부단체)가 2700여개나 된다.
대부분 정부의 후원을 받는 단체들이다.
중국 정부는 이들을 통해 기업들의 오염물질 배출을 철저히 색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NGO의 하나인 공중환경보호센터는 33개 다국적기업을 환경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언론에 공개했다.
독일 지멘스,미국 펩시콜라와 피자헛, P&G와 마쓰시타전기 등 내로라하는 회사들이 환경유해업체로 찍혔다.
대기업들은 나름대로 대응 능력이 있지만 중소영세업체들은 속수무책이다.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 것 자체가 절대적인 부담인 상황에서 만일 걸리면 단순 벌금 정도가 아니라 공장폐쇄명령까지 내릴 정도로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오염 배출이 많은 업체에 대해 임가공을 금지시킨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은 산업구조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공장을 세우려는 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심사가 깐깐해진 데다 단일 프로젝트뿐 아니라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따지기 시작해서다.
삼성경제연구소 베이징센터 박승호 소장은 "대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이 준수하는 것 이상의 세심한 환경 기준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영세업체들은 최소한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정책은 산업구조조정을 위한 거시경제의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철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