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 역사상 최초로 중앙집권적인 통일제국을 건설한 진시황(秦始皇. BC 259-BC 210)을 주인공으로 한 사극 '진시황'이 제작 완료 5년 만에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내달 초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다고 중국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진시황'은 국영 CCTV가 당시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는 거액인 3천만위안(약 35억7천만위안)을 투자, 2001년 40부 제작을 완료했으나 역사학자 등이 참여한 심사에서 진시황을 사생아로 처리한 부분 등이 계속 문제되는 바람에 3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이에 따라 CCTV측은 네 번째로 드라마 내용 가운데 역사학자들이 특히 집중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생아 관련 부분을 애매하게 처리하면서 33부작으로 길이를 대폭 축소해 결국 어렵디 어려운 심사의 관문을 통과, 전파를 타게됐다.
진시황은 전국시대 조(趙)나라에 볼모로 잡혀 가 있던 진나라 서출 공자 자초(子楚.나중에 진나라 장양왕<壯襄王>이 됨)와, 조나라의 대상(大商) 여불위(呂不韋)의 애첩이었던 조희(趙姬)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여불위가 자초에게 조희를 '양보'할 당시 그녀는 여불위의 아이를 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시황'은 전문가들이 "진시황의 감정을 지나치게 과장했기 때문에 절대 안된다"고 방영 불가를 주장한데다 국가라디오.영화.TV총국(광전총국)이 2004년 역사를 소재로 삼는 드라마에 대해 "흥미 위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규정을 발표, 심사 통과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라마는 앞서 홍콩에서 방영된 '진시황'과는 달리 새로운 역사 해석을 배제하고 그 대신 진시황이 6국을 통일하기 위해 천군만마(千軍萬馬)를 동원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장면의 재현, 당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수많은 영웅호걸의 지혜와 모략 등에 중점을 두고 제작됐다.
CCTV 영화.TV부의 한 관계자는 '진시황'이 12월2일부터 매일 오전 '대극장(大劇場)' 시간에 연속해서 4부씩 방영된다면서 "드라마의 내용이 그다지 많이 바뀌지는 않았으나 이른 시간에 이를 방영하는 것은 영향을 작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