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거의 모두가 외아들, 외동딸인 중국 대학생들 가운데 자기 부모의 생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비율은 10명에 한 명꼴이고, 절반 가량은 부모를 감동시키기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양식 명절이지만 중국 젊은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최근 중부 허난(河南)성에 있는 4개 대학 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부모의 생일을 정확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한 이 조사에 따르면, 생일을 맞은 부모에게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주어 그들을 감동시킨 적이 있었다는 대학생은 16%, 자신의 생일을 부모와 함께 축하하기를 바란다는 대학생은 33%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허난공업대학의 양보 군은 "조사 설문지를 채워 나가면서 내가 부모를 위해 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허난농업대학의 양제 양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생일에는 친구들과 떠들썩한 저녁 식사를 하곤 하지만 부모에 감사할 줄은 모른다"면서 "모든 사람의 생일이 어머니에게는 고통의 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전화라도 한번쯤 걸어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18세의 아들을 둔 한 여성은 대다수의 중국 부모들이 자신의 생일에 자녀로부터 전화를 받는 것보다는 그저 아들이 시험을 잘봐 학교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을 더 기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인 펑이는 요즘 중국 대학생의 대다수가 한 자녀여서 보배처럼 대우받고 자라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다면서 "전통적으로 중국의 부모는 자녀에게 다른 요구를 일체 하지 않지만 자녀들은 자신을 부모로부터 모든 것을 다 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