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에서는 3분의1 이상의 기혼여성들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농촌 여성들의 경우 가정폭력이 자살의 가장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인 28일 보도했다.
셰리화(謝麗華) 중국부녀보 편집주간 겸 농촌여성문화발전센터 비서장은 27일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권위 있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해마다 28만7천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세 비서장은 이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 수의 수십배에 이르는 이들 자살자 가운데 15만7천여명이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25% 가량이 많으며 농촌 여성이 도시 여성의 3-5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의 여성단체인 중화부녀연합회가 최근 몇년 동안 260건의 농촌 여성 자살사건을 추적조사한 결과 66% 가량이 가정 폭력과 관계가 있었으며 그 가운데 가장 주된 요인은 '중남경녀(重男輕女)' 와 남존여비 사상, 자기 가치에 대한 여성들의 무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의 2억7천여 가정 가운데 약 30%의 가정에 폭력이 존재하고 있고,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90% 이상이 남성이며, 전체 이혼의 40% 가량이 가정폭력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권 보호단체와 전문가들은 이처럼 심각한 현실을 고려, 가정폭력 방지와 폭력행위자 처벌을 위한 단독 법률의 입법을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은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반(反)가정폭력에 관한 규정은 지난 2001년 개정된 '혼인법'으로 처음 법률 범위 내에 포함돼 가정폭력 피해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폭력행위가 범죄로 판단될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가정폭력 조항은 헌법과 기타 법률, 지방 차원의 법규에도 들어 있으나 그 정의에 정신적 폭력, 경제권 통제, 위협.공갈 등이 빠져 있고 관련 사건 처리절차가 추상적이며 손해배상에 대한 사법적 절차도 완전치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