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율 급증 원인은 소황제 세대 때문
금지옥엽으로 양육된 중국의 '소황제'들이 독립된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1가정 1자녀 정책에 따라 1979년 이후 태어나 집안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며 물질적인 풍요속에 자란 이들이 높은 이혼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랴오닝성에 사는 왕 얀(24)은 신혼여행 후 바로 동갑내기 남편과 이혼했다. 왕과 그녀의 남편은 서로에게 쉽게 싫증냈고 빨래와 설겆이 같은 집안일에 대해서 다투기만 했다.
왕은 "아이가 생기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결혼생활에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초단기' 결혼생활은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세대에 보편적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랴오닝 사회과학원의 장 시닝 연구원은 "부모와 조부모의 과잉보호로 독립심을 물론, 사회성이 부족한 '소황제'가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서로에 대한 인내심 부족과 부모의 간섭이 안정된 결혼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이 30대 미만의 성인남녀 162쌍을 조사한 결과 부부 양쪽 모두 외동자녀인 경우 이혼율은 24.5%, 부부 한 쪽만 외동자녀인 경우는 8.4%로 조사됐다. 형제가 있는 부부인 경우의 이혼율도 11.7%에 달했다.
또 외동자녀의 약 87%가 부모님을 만족시킬만한 배우자를 찾아야 한다는 데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58%는 부모가 애인과의 결별에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5%는 부모가 자신의 결혼을 간섭하고 있으며 92%는 부모와 멀리 떨어져 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깐수성에 사는 25세의 한 여성은 "시어머니는 매일 집에 들러 자기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저녁을 차리는지 점검하고 친정 아버지는 종종 나를 가사일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외식하자고 하신다"며 "양가 부모의 간섭으로 결혼 생활에 위기를 느낄 정도"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과보호를 일삼는 부모들은 서로 어떻게 힘을 합쳐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주기보다는 사위나 며느리로부터 자기 자녀를 보호하려드는 성향이 강하다"며 "자기 자녀가 제대로 대우를 받고 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실망하거나 자녀의 배우자를 의심해 이혼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희 기자 |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