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마지막 황후 위안룽(媛容)이 일본 군관에게 능욕당한 뒤 사생아까지 낳았던 사실이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의 새 자서전에서 공개됐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1964년 출간된 푸이 황제의 자서전 ‘나의 전반기 인생(我的前半生)’에서 삭제된 16만 자 분량의 원본이 새로 발견돼 내년 초 신판 자서전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특히 신판에는 푸이가 위안룽이 일본 군관과 사이에 낳은 사생아를 화로에 내던져 죽였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다.
푸이는 만주국 황제 시절을 서술한 부분에서 “일찍이 황후가 톈진(天津)에서 다롄(大連)으로 가던 길에 그녀의 오빠가 모종의 이득을 취하려고 동생을 동행하던 일본 군관에게 팔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썼다.
1935년 위안룽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푸이는 크게 분노했고 굴욕감과 함께 일제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까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화로에 던져 태워 죽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위안룽은 오빠가 아이를 맡아 키우는 줄 알고 매달 오빠에게 양육비를 건네기도 했다는 것이다. 푸이는 아편 중독과 정신착란 증세가 있던 위안룽과 사이가 좋지 않아 부부관계는 사실상 절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판 자서전 편집을 맡은 멍샹룽(孟向榮) 씨는 “푸이 황제의 이혼 및 사생활과 극동국제군사법정의 재판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푸이는 전범관리소에 수감돼 있던 1957년 ‘내 죄악의 전반생’이라는 반성문을 썼고 특별 사면된 뒤 이를 50만 자가량의 글로 재정리해 1964년 자서전을 정식 출간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