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명의도용, 중국발 해킹과 관련해 정보통신부 등 관련 당국이 28일 발표한 대책안은 중국 게임 아이템 유통업자('작업장')의 국내 게임 이용을 차단하고 해킹 공격을 막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선 명의도용과 관련해 중국 작업장이 국내 온라인게임에 접속하기 위해 사용하는 우회 IP(인터넷 프로토콜)을 차단하고 중국 당국 등과 협조해 한국인 개인정보의 해외 유통을 막기로 했다.
또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 도입과 게임업체의 본인 확인 절차 강화를 통해 주민번호를 이용해 도용한 명의로 게임에 가입하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해킹 공격에 대해서는 포털ㆍ게임사이트에 접속하는 이용자 PC에 윈도 운영체제( OS) 보안패치가 자동 설치되게 하고 주요 웹사이트에 대해 악성코드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업체들이 해킹 방지 방화벽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 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게임업계 등은 일단 현 상황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조치를 망라했다며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에 주재 중인 한국 게임업체 관계자는 "우회 IP까지 찾아 막으면 소수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중국에서 한국 게임에 접속하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상사설망(VPN) 등 현재 알려진 다른 접속 방법은 고급 장비가 필요하고 한국에서 같이 망을 열어주는 상대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극히 일부 작업장 외에는 사용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보안업체 지오트 관계자는 "우회 IP 차단으로 게임 접속뿐 아니라 악성코드 공격의 양도 어느 정도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중국의 한국 게임 공격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지오트 관계자는 "해킹 등 인터넷상의 공격은 막는 방법을 바꾸면 그에 맞춰 새 방식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방어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막기 어렵다"며 "특히 게임 관련 악성코드의 경우 이용자들이 자신의 PC가 감염된 사실을 알기 매우 어려워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으며 따라서 해결책도 나오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결국 근본 원인은 아이템 거래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므로 아이템 거래 문제를 해결해 중국쪽에서 한국 게임을 공격하는 동기 자체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 원래 열린 공간이어서 100% 공격 차단은 불가능하다"며 "새로 생기는 우회 IP를 계속 찾아내 차단하는 등 이번 대책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과 업계의 끈질긴 대응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