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안탈랴 벨렉대 기계공학부 아이친 아킨 박사는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이 최근 50년간 연구한 수학과 음악의 상관관계의 결과를 분석해, 학술지 <교육 연구>에 발표했다. 결론은 “음악은 수학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이다.
음악을 잘하는 아이가 수학을 잘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연구 결과이다. 50년간 연구진은 미취학 아동부터 대학생까지 전 세계 약 7만 8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55개의 관련 연구를 종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수학과 음악이 결합된 수업을 들었을 때의 수학 성취도가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을 총 4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음악 없이 수학 수업만 들었고, 두 번째 그룹은 노래를 듣거나 음악 수업을 들은 후 수학 수업을 들었다. 세 번째 그룹은 악기를 연주한 후 수학 수업을 들었으며 마지막 네 번째 그룹은 수학 수업과 음악 수업을 합친 수업을 들었다. 이후 네 그룹의 학생들 모두 동일한 수학 시험을 치렀다.
이후 시험 성적을 확인했을 때 네 번째 그룹 학생들 중 약 73%가 첫 번째 그룹 학생들보다 시험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번째 그룹과 세 번째 그룹은 각각 69%, 58%의 학생들이 첫 번째 그룹 학생들보다 성적이 좋았다. 음악을 들으며 수학 공부를 하면 성취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연구진은 "음악과 수학을 결합한 수업은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수학을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라고 전했다.
수학 천재들은 음악을 즐겼다?
수학과 음악의 상관관계는 고대 수학자들의 일화에서도 확인된다. 세상을 수학으로 이해하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대장간에서 들려온 망치소리를 듣고 망치의 크기에 따른 소리의 높낮이를 비율로 계산했고, 하프를 연주하며 하프 현의 길이와 현에 미치는 힘이 간단한 정수비례 관계를 나타낼 때 소리가 가장 조화롭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로 인해 고대 그리스의 5대 음률에 기초한 피타고라스 음률이 곧 우리가 오늘날 음정이라고 부르는 것의 기원이며 음향학의 출발이 됐다. 피타고라스 외에도 양자역학의 기초를 세웠고 노벨상을 받은 막스 플랑크는 평소 작곡을 즐기며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상대성이론을 발견한 아인슈타인도 외출 후 집에 오면 반드시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학 및 과학 천재들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이자, 자신의 전문 분야를 확장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 바로 음악인 것이다.
악기 다루는 아이들 뇌량 커진다?
또 다른 연구로, 미국 뉴욕과학아카데미 연구팀은 초등학교 2학년 학생 144명을 대상으로 한 주에 한 번씩 1년 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게 한 후, 두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 패턴을 측정하고 수학 시험을 치르게 했다. 그 결과 피아노를 배운 학생 50%가 4학년생들이 풀 수 있는 수학 문제를 척척 풀어냈고, 또 악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뇌량이 보통 아이들보다 커졌다. 뇌량은 신경섬유의 끈으로 좌뇌와 우뇌를 잇는 교량이다.
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공립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부터 쭉 음악을 배워 온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영어나 수학, 과학에서 나은 성취를 보였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노래보다 악기를 배운 학생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
음악 학습이 수학을 잘하게 만든다?
그럼 왜 음악 학습이 수학을 잘하게 만들게 된 걸까? 전문가들은 음악은 풍부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을 표현해내는 우뇌의 영역에 속하지만, 수학의 논리적 지능을 지배하는 좌뇌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칠 때 오른손과 왼손의 악보는 각각 다른 음을 동시에 치도록 요구하는데, 이것은 양쪽 뇌를 동시에 움직이도록 훈련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각자 다른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여 파악하고, 다시 각각의 손에 다른 지시를 내려야 하는 과정 자체가 머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일이라는 거다.
또한, 음의 높낮이나 박자는 수학적인 규칙에 따라 변하므로 음악 감상을 하며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뇌를 자극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고든 쇼 박사에 의하면 어린 학생들은 수학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비례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데, 음악 훈련이 뇌의 하드웨어를 개선해 이런 능력을 길러준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을 즐긴다. 대부분 부모님은 음악을 듣는 것이 학습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제 당당히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부모님과 토론해보자. 단, 자극적인 가사나 전자음으로 가득 찬 음악보다는 박자와 음정이 안정적인 음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로 지친 학생들이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도 풀고 수학 능력도 기르기를 바란다. 또한 이로 인해 수포자들이 조금이라도 수학과 친해지기를 바래 본다.
학생기자 조남우(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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