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업체에 배상금 지급 판결… 특허청 의견 뒤집어
중국 법원이 발기부전 개선제 ‘비아그라’의 특허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北京) 제1중급 인민법원은 28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비아그라를 모방한 약을 제조ㆍ판매해 온 2개 중국 제약사에 “가짜 비아그라 판매를 중단하고 특허권자인 화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장쑤(江蘇)성의 제약사인 롄환약업에 대해 생산을 중단하고 화이자 측에 30만위안(약 3,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베이징의 신개념공사는 약 판매를 중지하라고 판결했다.
비아그라는 2003년 중국에서 특허권을 취득했지만 중국산 유사제품 때문에 타격을 입고 있다. 또한 중국 특허청이 2004년 화이자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산 유사제품의 판매를 허용했지만 6월 베이징 법원이 화이자의 비아그라 특허권을 다시 인정하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법원은 그러나 롄환약업 등이 사용하는 ‘웨이거(偉哥ㆍ위대한 오빠)’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1998년 비아그라를 출시한 화이자는 이 제품이 중국 언론에 ‘웨이거’로 번역돼 소개된 뒤 광저우(廣州) 웨일만약업이 이를 상표 등록하는 바람에 중국에 진출할 때 ‘완아이커(萬艾可)’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화이자는 2003년 비아그라 특유의 마름모꼴과 남색을 결합한 도형상표를 중국 특허당국에 등록했지만 중국 일부 제약사들이 이 상표까지 유사제품인 ‘웨이거’에 사용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판결이 비아그라의 특허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중국 특허청의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지만 중국산 유사제품이 앞으로 사라질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비아그라의 주성분은 ‘실데라필 구연산염’으로 2011년까지 미국 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2,300만명이 복용했고, 매출액이 160억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