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 성도 선양(瀋陽)에서 핵심 IT업체로 각광받던 삼보컴퓨터 중국법인이 문을 닫은 이후 지역 경제와 교민사회에 상당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삼보컴퓨터 중국법인의 도산으로 7개 협력업체를 포함한 관련 종업원 1만여명이 직장을 잃는 등 지역경제에 깊은 주름을 안겨주었다.
특히 현지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선양시 당국의 깊은 신뢰가 불신으로 바뀌면서 상주 교민 1만5천명 가량의 한인사회가 위축되고 있다.
삼보는 1999년 선양시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첨단기술개발구에 생산공장을 지었고 미주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출이 크게 신장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렸으나 지난해 5월 한국 본사의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연쇄 도산했다.
삼보는 당초 선양 공장을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부채규모가 워낙 커 매각에 실패한 뒤 기업청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간 500만대의 컴퓨터를 생산하던 라인이 수개월째 가동 중단상태로 방치됐고 본사에서 파견된 관리직원들은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선양 한국인회 권혁 사무국장은 "선양시의 지원을 받아 성장을 거듭하던 삼보가 도산하면서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로 개설로 인해 공장이 둘로 갈라지자 육교를 놓아 라인을 연결시켜 줄 정도로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IT기업이 도산한 것에 대한 시 당국의 실망감이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권 국장은 이후 현지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등 시 당국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선양시에 등록된 한국계 기업은 3천개 가까이 되며 LG전자와 동방방직 등 유명 기업들도 선양에 진출해 있다.
선양에서 가동중인 한국계 기업들은 대부분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고 있어 선양시 전체 외국계 수출기업의 절반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