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법률을 심사, 표결하는 중국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중국에서 동성간 결혼 입법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인 리이허(李銀河) 박사는 정치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0기 전국위원회 제4차회의에 동성간 혼인을 법률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동성혼인제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신식시보(信息時報)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동성간 혼인 합법화운동을 펼쳐온 리 박사는 "동성 혼인이 (중국에서) 법률로 보장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중국의 환경이 동성결혼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 않았지만, 선진국에서도 오랜 기간을 거친 후에야 동성간 결혼 합법화를 이뤄냈다"며 장기적인 희망을 내비쳤다.
리 박사가 '동성 혼인제안'을 제출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번째.
지난 두번의 제안은 입법대표 30명의 서명을 받지 못해 심의 절차조차 밟지 못했다.
리 박사의 이번 세번째 동성 혼인 합법화 제안을 앞두고, 한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인 '톈야짜탄(天涯雜談)'에 동성 혼인제안을 지지하자는 서명운동을 펼치면서 순식간에 1천500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지난 두번의 제안과는 달리 동성결혼에 국민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국의 변화된 사고방식을 반영하듯, 60%의 댓글이 동성애를 지지하고 이해한다는 반응이었고, 동성애는 심리적인 병이고 자연법칙을 위반한다며 절대 반대의 의사를 밝힌 댓글은 약 30% 정도였다.
중국 법조계에서는 그러나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스신(石新) 변호사는 동성간 혼인 합법화는 단순한 법률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네덜란드와 덴마크, 벨기에, 미국의 몇몇 주에서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조차 아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안임을 강조했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