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900여명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흘 일정으로 막이 올랐다. 중국은 이 대회에서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1차 5개년(11·5) 계획을 확정짓고 경제 도약을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에서는 특히 가난한 중국 농촌을 발전시키기 위한 신농촌건설 계획도 확정된다.
◆올해 경제 변화=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담은 정부공작 보고서다. 중국은 이 보고를 통해 올해 8% 경제성장과 실업률 4.6%, 물가상승률 3%의 목표를 제시했다. 경제가 계획대로 성장할 경우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800달러(약 180만원)대로 높아진다. 중국은 올해에도 긴축적인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거시경제를 안정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4년 이후 3년째 재정긴축과 투자조정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위안화 환율과 관련, 변동환율제도를 보완해 균형적인 수준에서 안정시켜 나가기로 했다. 무역흑자가 지난해 1020억달러(약 102조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일정 수준의 위안화 절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돼온 산업구조조정과 서부대개발, 동북개발 정책도 계속된다.
◆경제 비전=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인대에 11·5 계획 초안을 보고했다. 이 계획은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추진될 중기 경제발전계획이다. 이 계획의 초안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7.5%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이 경우 2010년 국가의 GDP는 3조1790억달러(약 3179조원)로 늘어나고, 1인당 GDP는 2347달러(약 234만7000원)로 높아진다. 그러나 도·농간 소득격차는 현재의 3.22배를 그대로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11·5계획의 최대 역점정책은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농촌의 노동력이 공업경쟁력을 떠받드는 경제구조를 공업이 농업발전을 떠받드는 구조로 전환, 농촌체제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에만 3397억위안(약 42조원)의 중앙 재정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늘어난 국방예산=중국의 국방비는 올해 약 351억달러(약 35조1000억원)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14.7% 증가한 규모다. 국방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다. 중국은 전인대에서 미국의 국방비와 GDP 비중은 4017억달러(약 401조7000억원)로 3.6%, 영국은 488억달러로 2.59%, 프랑스는 365억달러로 1.98%라고 밝혔다. 일본 국방비는 453억달러에 달한다.
◆황쥐(黃菊) 부총리 와병설과 권력 재편 움직임=와병설이 나도는 황쥐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3일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 이어 전인대 개막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췌장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 부총리는 중국 권력서열 6위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주도해온 상하이방(上海幇)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황 부총리가 재기하지 못할 경우 후 주석과 장 전 주석 간의 권력분점 무게 중심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