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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자원 봉사 활동과 함께 한 방학

[2006-03-07, 00:01:01] 상하이저널
많은 학생들이 일년에 딱 두 번 하는 고민이 있다면 “이번 방학은 뭘 하면서 보낼까?”가 아닐까 싶다. 그냥 놀자니 시간이 아깝고, 공부를 하자니 지루하기만 하고, 그렇다고 여행을 가자니 경비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한번에 날려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국제 자원 봉사 활동’. 처음 듣기에는 생소 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은 대 기업에서 취업 시 가산 포인트를 주고 있고, 지금도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
내가 ‘국제 봉사 활동’에 참가 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친구의 소개였다. 그리고 그 우연한 계기로 아무런 준비 없이 아시아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海南岛로 떠났다. 사실 海南岛하면 금빛 모래가 펼쳐진 평화로운 휴양지만 생각 했는데,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2주간 머물 곳은 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를 더 들어간 文昌이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우리를 맞이해 준 것은 현지인 리더의 밝은 미소와 곰팡이로 가득 찬 방에 놓여진 2층 침대가 전부였다. 평소 중국 길거리를 지나가다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사나’라고 생각 했던 곳에서 2주일을 생활 하려니, 순간 海南岛의 달콤한 꿈은 걱정과 실망으로 바뀌었다.
다음날 아침 불편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을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약간의 긴장감과 기대감을 안고 강단에 섰다. 내 눈앞에 있는 아이들의 눈빛은 너무 순수하고 맑아 보였다. 곧 우리는 아이들과 하나가 되었고, 참가자들 또한 잠시나마 문명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순수함에 매료 되어 갔다.
캠프의 중반쯤 华世济라는 학생에게 뜻밖의 저녁 초대를 받았다. 중국인에게는 처음 받는 식사 초대라서 그런지 은근히 기대도 하고 신경도 많이 쓰고 갔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도 잠시뿐, 버스를 타고 삼륜차를 타고, 거기에다 스쿠터까지 타서 겨우 도착한 곳은 야자수 나무가 즐비해 있고, 암닭들이 길거리를 돌아 다니는 시골 마을이었다. 난 속으로 내가 밥 한끼 먹어 보자고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이 아이는 매일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이런 과정을 반복 한다는 생각을 하니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기만 했다. 아니 오히려 배움을 향한 그 열망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우리는 영어 동요를 비롯해 여러 게임을 개발해서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주었고, 이제는 외국인 봉사자와 학생의 관계가 아닌 친구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2주간의 봉사활동도 어느덧 마지막 날을 맞이 하여 막상 정든 이곳을 떠나 다시 경쟁 사회로 돌아가 치열하게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정든 이곳을 등지고 떠나와야만 했다.
나는 아직도 가끔 海南岛에서 사온 코코넛 캔디를 먹으며 그곳을 추억 하곤 한다. 그리고 생각 한다. 우리가 도시에 살면서 많은 문명의 혜택을 받지만 과연 그들보다 행복 할까? 문득 海南岛에서 먹은 1원짜리 커피가 上海 길거리에 즐비해 있는 스타벅스 커피 보다 훨씬 감미롭고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대장금을 즐겨 보고, 미국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라도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 그 속에서 문화와 언어 그리고 세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언제나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전하는 것 보다 받음이 더 큰 것 같다. 나를 다시 생각 하게 해주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던 이번 국제 봉사활동, 내 인생에서 긴히 간직 될 최고의 재산이다.

*국제 자원 봉사 활동 단체
국제 워크 캠프 기구: www.1.or.kr
한국 국제 협력단: www.koica.go.kr
한국 해비타트: www.habitat.or.kr
한국 유네스코: youth.unesco.or.kr
태평양 아시아 협회: www.pas.or.kr
▷복단대 유학생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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