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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야기>봄에 대한 감상

[2007-03-23, 09:40:18] 상하이저널
봄이 오고 있다. 어제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늘 하루 종일 부실부실 내리고 있다. 길 위를 적시고 아파트 단지 내 작은 다리를 적시고, 잔디밭을 적시고 있다. 그러고 보니, 비는 일요일도 없나 보다. 대지를 흠뻑 적시는 비는 꽃과 나무를 촉촉이 적시며 봄기운을 세상에 퍼뜨린다. 꽃과 나무를 통해 세상에 화려한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꽃망울을 터트린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꽃이 피어서 인지 한결 밝아진다. 겨울 내내 움츠려 있던 어깨를 펴게 하고 아울러 얼어있던 마음도 펴게 한다. 그래서 인지 봄이 되면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타인에 대한 이해력도 넓어지며 뭔가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희망이 생긴다. 아무래도 봄은 화사한 기운을 몰고 오는 것 같다.

우리 집 근처에는 중국 Local학교가 있어, 매일 새벽마다 학교 스피커를 통해 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밤새 술을 마신 후의 다음날 아침은 항상 새벽이라고 느껴진다) 마치 피리 소리를 따라 움직이는 양떼들처럼 그 행진곡에 맞춰 학생들은 하나씩 둘씩 학교로 발걸음을 향한다. 일년 사계절 매일같이 보는 광경이지만, 봄에는 그 발걸음들이 그 행진곡이 왠지 더 씩씩하게 느껴진다. 봄이라서 더 정감 있게 느껴지나 보다.

어느덧 이곳 중국에서 맞는 여덟번째 봄이다. 해마다 올해는 큰일을 벌려야지 하면서 흘러가버린 시간들, 이곳에 와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 봄을 맞아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예전에는 봄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냈나 하는 추억을 더듬어 보기위해 지나간 다이어리를 찾아서 읽어본다. 이상하게도 봄에 대한 감정은 항상 새로운 시작이며,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내용들-그중 담배를 끊어야지 하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스스로도 웃음이 지어진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꽤 오래 전부터 봄의 상징처럼 반복 되어 왔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기계적으로 봄을 노래하고 아무 꺼리김없이 즉흥적으로 봄을 노래 한건 아닐까?

사람마다 느끼는 봄의 감정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나이를 한 살 더 먹고부터 봄비를 보면 더욱 간절히 부모에 대한 그리움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생각은 베란다 밖 빗줄기를 타고 먼 과거로 돌아간다, 18년전 대학교 졸업을 하던 해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하관을 하는 그날 어느 책 구절 처럼 하늘도 슬퍼하듯 유독 많은 봄비가 내렸었다. 아버님을 보내는 애절한 마음과 앞날에 대한 절망감으로, 그날 내리는 비는 그 자체가 내 마음이었고, 내 정신이었다. 그런 봄비를 여지껏 사실 즐거운 마음으로, 희망에 찬 마음으로 느끼기엔 너무도 무거웠고 가슴이 아파왔던 것이다. 그것은 아마 가슴 한 구석에 맺힌 생채기가 오래도록 아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절망감이 또 내게 하나의 힘으로서 내 삶에 작용했다고 믿어진다. 그리고 이런 절망감은 앞으로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역동적인 에너지로 치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최근에 깨닫게 되었다.

다시 봄날이 온다. 경제도 삶의 모습도 나아질 것을 믿는다. 또 어제보다 더 활기차게 뛰면서 내일을 맞아야 그런 결과가 올 것이다. 봄을 맞아 외쳐본다 괜스레 봄의 정서를 피동적으로 받기보다 가슴으로 온몸으로 느끼라고, 멋진 꿈을 만들라고 그 꿈은 머리와 가슴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조용한 상인
(trnt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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