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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산으로 갈까 호수로 갈까

[2006-03-07, 01:08:05] 상하이저널
선명한 추억을 심어줄 남경-무석 여행 시나리오 완연한 봄기운이 찾아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봄바람을 넣어줄 풍경으로 떠나고 싶은 그 3월이다. 중국에 볼거리가 넘친다며 당장 주말 나들이를 떠날 충동도 느끼지만, 딱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한 당신. 1박2일의 조촐한 산책을 계획한다면 남경의 삼림과 무석의 호수를 만나볼 만 하다.

토요일 남경, 매화향기 그윽한 매화산으로

현재 남경은 매화를 앞세워 봄맞이 잔치가 한창이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남경국제매화축제는 산과 들이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은 매화산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기회다. 지난 24일 개막날엔 싸늘한 날씨로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갈수록 선명하고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을 시점이다. 관광산업 육성에 열심인 시정부가 국제급 축제로 홍보하며 마련한 각종 부대행사도 상춘객의 오감을 흥분시킨다. 오는 5일 개최되는 남경민속문화축제의 일환으로 매화산 특별무대 위로 전통무예, 무도 등 각종 예술공연이 펼쳐질 예정.

매화향을 충분히 맡았다면 인근의 중산링(中山陵)을 찾아볼 만하다. 손중산 선생이 잠들어 있는 이곳은 역사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곳이면서도 봄나들이 나선 이들의 산책코스로도 일품이다. 장수성 최고의 삼림공원으로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췄을 뿐 아니라, 주변 일대에 링구쓰(灵谷私), 밍샤오링(明孝陵) 등 역사유적지가 즐비해있어 역사 학습을 겸할 수 있는 최고의 삼림욕 구간이다.

낮에 산을 오르내렸다면 밤에는 거리와 운하로 발길을 돌려 보자. 고풍 건물이 집결한 푸즈먀오(夫子庙) 전통거리는 과거와 현재가 동거하는 인기 거리로 야시장 등이 자주 열려 길에서 먹는 간식거리가 풍부하다. 웬만큼 싸늘하지 않다면 길 옆으로 흐르는 진회강(秦淮河)을 유람해볼 만 하다. 운치 있는 돌다리와 물가의 고풍 주택, 모형 팬더, 원숭이, 사슴 등 각종 모형 동물들이 손짓하는 동물공원을 지나는 재미가 만점이다. 선실을 빠져나올 즈음이면 잠을 청할 시각이겠으나, 딱히 피로하지 않고 맥주 한잔 ‘땅긴다면’남경의 신천지라 불릴법한 1912 거리를 찾아볼 만도 하다. 남경시는 3월에만 매화축제 외에도 각종 영화제와 문화재 진열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어서 볼거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일요일 무석, 영화 속, 영화 같은 풍경으로

무석은 중국 3대 담수호 타이후(太湖)로 상징되는 대표적 호반의 도시다. 주변을 모조리 명소로 형성시킬 만큼 타이후의 풍치와 규모가 가히 으뜸이다. 매원(梅圆)에 올라 타이후의 운치를 렌즈에 담고 나서, 유람선의 가야금 선율을 듣노라니 옛 문인들의 시 한 수가 절로 읊고 싶어진다. 저녁식사 후 무석을 떠날 예정이라면 원두저에서 바라보는 금빛 석양을 절대 놓쳐선 안될 것이다.

삼국성(三国城)은 무림 고수들의 영웅기개를 만끽할 만한 곳이다. 태호반에서도 여행객 흡인력이 높은 이곳은 무협극 단골 촬영장소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한(漢)나라의 오왕궁, 감로사, 봉화대 등 각종 영화세트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역사드라마 <삼국연의>, <수호지>와 한국배우가 출연한 영화 <비천무>, <신화>, <무영검> 등도 이곳을 거쳤다. 이전 작품의 예술사진, 관련소품을 전시해놓고 황제 등 영화 속 인물로서 포즈 취해볼 곳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본료 10~30위엔에 준비된 도우미들이 기념사진의 가치를 올려준다. 옛 사람들의 생활 양식을 여유롭게 읽고 나서, 삼국시대 전쟁 재현을 구경해볼 것도 추천한다.

산, 샘물, 동굴, 정원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석혜공원(锡惠公园)은 무석 여행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혜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이곳엔 중국의 명원 기창원(寄畅圆)과 당대의 차 품평가 육우가 중국에서 두번째로 맛있는 물이라 칭한 천하제이천(天下第二泉) 등이 특히 볼만하다. 천혜의 자연경관이 뒷받침된 중국풍 명원에 앉아 연주가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고대 가락을 청해볼 수도 있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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