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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느끼는 한국인의 자화상

[2007-04-11, 03:00:08] 상하이저널
한국이 언제부터 세계 초일류 국가였던가? 기능, 예술, 스포츠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의 상위 입상 소식이 우리를 스스로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백의 민족, 단일민족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알게 모르게 우리를 강한 자신감으로 뭉치게 하였고, 타고난 부지런함과 근면, 성실이 한강의 기적을, 아시아의 4룡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되었으나, 눈부신 경제 성장 속에서 뒤도 돌아볼 시간이 없을 정도의 발전이 결국 세계 최고인 양 착각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전시회에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안 좋은 경험담 있어 꺼내볼까 한다. 그리 크지도 않은 작은 전시회였으나, 나름대로 이곳 저곳을 보며, 상담을 하던 중 평소 관심 있게 생각해왔던 아이템이 눈에 띄어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욕심이었을까? 아이템에 대한 의욕이 앞선 탓인지, 부스에 들어서자 마자 명함을 빼들며, 자랑스레 "한국 무역업체이다*라며, 소개를 하자, 이게 웬일? 담당자로 보이는 매니저가 뛰어나오며 반갑게 맞이하다가, 갑자기 손사레를 치는 게 아닌가? 이어서 하는 말이 "한국업체와는 상담을 안 합니다.* 마치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 날라온 볼에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잠시 멍해질 수 밖에…

Q 왜 그렇게 한국 업체에 반감을 갖는가?
A 한국 사람은 약속을 안 지킨다.
Q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흥분을 하는가?
A 샘플 제작을 의뢰한 다음 연락이 안되고, 공장 투자를 한다며 큰소리친 채 물건을 가져간 다음 역시 무소식, 같이 시장개척 하자며 제안하며 개척비 명목으로 일부 비용을 가져간 후 종무소식. 몇 번의 경험을 통해 한국 인과는 절대 사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짧은 시간에 쏟아낸 몇 마디에 부끄럽기도하고 불쾌하기도 하고, 머리가 심하게 아파왔다. "정확히 알아보지도 않고 약속을 하고, 샘플을 주고 한 그대들의 실수는 왜 인정하지 않는가? 당신의 경험에 대해서는 인정은 한다, 하지만 중국에도 좋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고 나쁜 사람도 많듯이, 한국 사람 또한 나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라!*고 뱉으며 부스를 돌아 나오는데. 그 기분 정말 더럽다는 느낌 외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필자 역시 오랜 기간동안 이곳에서 구매창구 역할을 하며 같은 한국사람한테 엮이고 당했던 기억들이 부지기수 인지라 더욱 씁쓸하고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자업자득일까? 결국 앞서 한 행동들이 몆바퀴 돌아 다시금 내 자리로 돌아온 것은 아닐까? 지금도 끊임없이 중국으로 발길을 옮기는 한국인이 많은 걸로 안다. 부디 이분들이 중국을 과거의 중국으로 인식하지 말고 새로운 각도로 바라 봤으면 하는 부탁을 하고 싶다. 전문성을 갖고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많은 유능한 한국인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아직도 남의 뒤를 치는 그런 부류의 한국인들이 더러 있다는 사실에 새삼 경종을 울리고 싶다.

중국을 공부하자! 모르면서 싸우는 무지몽매 때문에 발생하는 많은 피해들은 결국 선량하고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며,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지금의 중국은 `한국을 배우자~'에서 `한국은 이길 수 있는 대상, 만만한 나라'쯤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빨리 알고 인정하자.

한국인이여 이곳 중국에서 너무 폼 잡지 말자!.
너무 잘난 척을 한 걸까? 허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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