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9.9%이던 경제성장률을 올해 8%선으로 낮출 뿐 아니라 대외무역 증가율도 상당폭 하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보고한 '2006년 국민경제ㆍ사회발전계획 초안'에서 올해 대외무역(수출입) 증가율 목표를 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대외무역 증가율 23.2%에 비해 크게 낮아진 성장목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미 수출규모가 비교적 크고 대부분 수출상품은 부가가치가 낮은 점을 고려할 때 대외무역의 성장목표를 너무 높게 정하지 말아야 한다"고설명했다. 단순 가공수출하는 방식은 부가가치가 낮을 뿐 아니라 무역마찰만 일으킨다는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원자바오 총리도 이날 전인대에서 발표한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무역확대 방식을바꾸고 수출입 불균형 상황을 힘써 개선할 것"이라고 전제하며 "자주적인 지적재산권, 자주적인 브랜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서비스 제품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무역 확대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수출세금 환급, 금융 지원, 브랜드 인증 등을 통해 수출제품의 품질과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에너지 소모율이 높고 오염이 심한 제품이나 자원은 수출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에너지 소모율을 4% 정도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GDP의 1%대에 불과한 연구기술개발 비중도 1.45%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외자유치와 관련해 "높은 부가가치와 기술가치를 지닌 다국적회사의 생산부문, 대외 서비스업무, 기술연구개발기구를 중국에 이전하도록 인도할 것"이라고 밝혀 외자유치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기술 수준이 낮고 에너지 소모율이 높으며 오염이 심한 외자프로젝트는 진입을 엄격히 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무역흑자에 따른 각국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자본의 대외진출에 대한 지원확대 방침도 제시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수입을 적절하게 확대하면서 선진적 기술, 국내결핍 자원의 수입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뒤 "특히 서비스 분야의 대외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여건이 갖춰진 중국기업의 해외투자를 계속 지원하고 해외투자관련 정책, 법률, 법규를 완벽히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는 정부공작보고 마지막 대목에서 '제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초안설명을 통해 앞으로 5년간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연평균 7.5%로 제시했다. 2010년의 1인당 국내총생산액을 2000년의 2배로 늘리기 위한 계획안이다.
중국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성장세 둔화를 감수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른 발전'이라는 첫 번째 정책목표에서 알 수 있듯 부분적으로는 성장우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