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얘기로 시작해볼까요? 1993 년에 나온 쥬라기 공원(Jur assic Park)이라는 영화 기억나시죠? 이 영화는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채취해 개구리의 유전자와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공룡을 재현시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모기가 갇혀 있던 곳이 오늘 글의 주제가 된다.
출산을 하고 난 이후에는 모두 다 붓기도 줄어들고 몸도 회복해서 산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미역국부터 시작해서 몸조리를 하고 시어머님이나 친정 어머님께서 회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호박을 비롯하여 잉어, 가물치 등을 준비해준다. 이번 글에는 이 산후 부종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부종치료 약재는 한복 단추의 `'호박'
문제는 바로 오늘의 주제인 `호박'이다. 쥬라기 공원 얘기를 언급했을 때 이미 알겠지만, 그 모기가 갇혀 있던 곳이 바로 약재로 사용하는 `호박'이다. 흔히 한복 단추로도 사용하는 그 `호박'이다. 호박은 소나무과의 나무 수지가 땅에 묻히면서 굳은 것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장을 편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산후의 어혈로 생긴 부종을 치료한다고 적혀 있다. 효과로도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부종을 치료한다고 한다. 산후부종을 치료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식용하는 호박이 아니었던 것이다. 산후부종에 사용하는 처방인 대조경산, 소조경산에도 모두 다 소나무의 수지인 `호박'이 들어가 있지, 식용하는 호박은 어디에도 없다.
여기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본인이 식물 호박을 복용하고 효과를 본적이 있기 때문에 더 의아해 하시는 분이 있을 것이다. 사실 여기서 문제가 한층 더 복잡하게 되는데, 바로 식물 호박에도 붓기를 줄이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식용호박의 주의사항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 문제는 역대 본초서적을 살펴보면 식물 호박의 주의사항에 모두 다 많이 복용하면 황달과 각기가 발생한다거나, 기운이 저체되어 있을 때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모든 병에 걸렸을 때와 산후에는 식물 호박을 복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산후에는 복용하면 안되는 식물을 산후 부종에 효과가 있다고 상용하는 실정인 것이다. 심지어 어느 대학 식품영양학과에서는 실험 논문으로 식물 호박과 부종에 대해서 효과가 있다고 게재한 것도 보았고, 일반 서점 건강코너에 있는 어떤 책을 살펴보더라도 산후 부종에는 호박을 복용한다는 얘기는 빠지지 않는다.
식물호박, 산후 복용하면 안된다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 관습적으로 그렇게 생각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소나무 수지의 호박이 식물 호박으로 혼용되는데, 발음이 같다는 것도 한 몫을 단단히 했으리라 생각한다. 식물 호박은 평소에 붓기를 약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산후나 온갖 병에 걸렸을 때는 복용하면 안되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원래 사용하는 `호박'은 소나무 수지, 쥬라기 공원의 모기가 갇혀 있던 그 `호박'임을 말하고 한다.
여성은 일생동안 3번이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전 산후 혹 유산을 포함 한 것이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갱년기 그리고 세번째는 초경을 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때는 몸에 더 귀를 기울여 보시고요, 의료진과 좀 더 가까이 지내기를 권하고 싶다.
▷의학전문기자 안상영
(푸동 함소아과 원장)
잉어, 산후보다 산전에 좋다
동의보감에 보면 잉어는 아주 좋은 물고기로 나온다.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한다. 효과로는 황달, 당뇨, 부종, 각기, 자궁질환에 사용한다. 또한 매우 특징적인 치료 효과로는 임신부가 몸이 붓는 것을 치료하며 안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안태의 효과란 자궁내의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서 본다면 잉어는 임신부에 좋으며 붓기를 내리는데 안태의 효과도 있으므로 산후보다는 산전에 더 많이 쓰임을 알 수 있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잉어의 비늘이 바로 산후의 부종에 효과가 있다. 잉어를 복용한다고 할 때는 결국 같이 복용하게 되기에 산후 부종에 사용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가물치, 산후 회복 후 복용해야
가물치도 부종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부은 것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치질을 치료한다고 한다. 단 주의할 점으로 상처가 있을 때는 복용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임산부나 산후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은 없다는 사실이다. 즉 산후에 특별히 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붓기를 내리는 효과가 있고 치질을 치료하기에 산후에 충분히 회복한 이후에 치질과 붓기가 같이 있을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