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도 경제 성장 정책을 포기하고 민간과 정부의 역할 분담을 유도하는 개혁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고도성장의 부산물인 환경 오염과 도농격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이 급기야 경제 정책의 변경을 통해 청사진을 다시 짜기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경제 부문을 기업과 민간이 전담토록 하는 대신 사회보장과 환경문제에 보다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마 카이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 의장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사를 통해 "중국의 경제 성장이 눈부신 것만은 틀림없지만 환경 문제를 간과해 온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 주도 분야를 사회보장, 교육, 건강, 환경 문제 등에 국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환경 오염과 도농 격차 문제를 방치한채 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전략을 중국 정부가 포기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정책결정 기구인 NDRC가 5년 단위로 GDP 성장 목표율을 제시하는 성장 주도 정책으로 지난 5년 동안 평균 9%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열린 NDRC는 정부와 민간 경제부문의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는 개혁을 시도하겠다며 대변신을 예고했다.
NDRC가 제시한 목표는 2010년까지 1인당 GDP를 두 배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과 에너지 효율을 높여 환경 오염을 완화하겠다는 것 정도다. 이는 각 분야별, 산업별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줬던 종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판 지안핑 국가정보센터(SIC) 부주임은 "정부가 맡아야 할 부분과 시장에 맡겨야 할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개혁의 목표"라고 언급했다.
중국 경제가 이미 성장 궤도에 올라 고도화된 상황에서 국가 주도의 경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판단 역시 경제 정책 수정에 영향을 미쳤다.
마 카이 의장은 "정부의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더 이상 해당 분야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철저히 정부와 자치성의 기본 계획에 의해 움직였던 중국 경제가 이런 변화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차이나 이코노믹 쿼터리' 아더 크뢰버는 "가족계획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과 평가 기준에 맞춰왔던 중국인과 기업들이, 개혁을 어떻게 받아들이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5일 전인대 개막연설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8%로 제시하는 한편 노동간의 격차를 줄이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겠다고 밝혔다.
원총리는 이날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8%로 설정하고, 도농간 소득격차 축소를 위해 농업 부문에 대한 정부지출을 14.2%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성장 우선 정책을 펼쳐 과거 25년 동안 연 9.6%의 경이적인 성장을 했으나 도농간 소득격차가 확대돼 왔다. 중국 인구의 60%가 거주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평균 소득은 도시 지역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