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연휴를 보내고 막 돌아올 무렵이었다. 푸동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버스에 올랐다. 비행기에서 막 내린 사람들의 얼굴에는 힘들고 지친 표정들이 가득했다. 주섬주섬 빈 공간이 있는 자리로 가서 짐을 정리하고 앉을 무렵이었다. 창 밖으로 한 커플이 막 버스를 타려고 올라오는데 티격 태격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 상하이 언어를 사용하는 걸로 보아선 상하이 여성이다.
버스를 타고 남자가 못 타게 하려고 위에서 아래로 밀어 냈다. 하지만 남자는 또 따라서 올라왔고, 그 여성은 맨 뒷자리 중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헉! 남자는 따라 들어와서 앉으려 했고 그 여성은 발로 남자를 걷어차 버리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버스를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그들을 지켜보기 시작 했다. 그러자 남자도 화가 났는지 (여성의 핸드폰으로 짐작이 가는)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네주었지만 그녀는 싫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그 남자는 핸드폰을 억지로 손에 쥐어주고 돌아서 나갔지만 그녀는 그 핸드폰을 그 남자의 머리를 향해 ‘휙~’하고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은 그 남자의 뒤통수를 정통으로 맞았고, 그는 한번 돌아보고 상하이 말로 욕을 하더니 내려서 갔다.
정말 모든 사람이 숨 죽이고 이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이들 남녀의 커플이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 되었다. 그 뒤 그 여자는 울기 시작했고 버스 안의 중국인들은 그녀를 위로해주며 그런 놈은 신경 쓰지 말라며 그러는 게 아닌가? 하~ 정말 여자가 최고라는 상하이 사람들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누가 봐도 여자분의 지나친 행동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여성. 정말 용감하고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