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목표 다시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공부를 하지 않고 지금 아까운 시간들을 그냥 소비하다가 미래에 내 재능을 발견한다면 뒤늦은 후회다. 나는 가끔씩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중략)…사람에게는 정해진 시간이 있고 기회가 있다. 그저 그런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해야겠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의외로 단순하다, 단지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 더 똑똑해지고, 그래서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또한 그로 인해 자신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기 위해서이다."
중국학교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이 `'내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일부이다. 어른들의 훈계를 그대로 읊어낸 듯한 답변이 있는가 하면, 평소 모습에서 발견치 못했던 진지한 고민이 드러나는 답변도 있다. 학교규칙준수, 수업태도, 중국학생들과 교우관계 등 학교현장에서 학생들과 종종 언급하게 되는 문제들에 부딪칠 때마다 '`너는 왜 유학을 왔니?'라고 학생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청소년기 학생들이 모두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조기유학생들에게 있어 '`목표의식'은 유학생활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익숙한 조국환경을 떠나, 굳이 타 문화권에서, 문화적인 이질성, 환경적인 차이를 감수하면서 중국유학생활을 해 나가야만 하는 확실한 이유와 목적을 아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신체적, 정신적 성장의 과도기와 `유학'이라는 또 다른 낯선 환경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 속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이 조기유학의 현실이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세뇌 당하듯이 되뇌어 오던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청운의 꿈을 안고 온 조기유학에서 정확한 목표 설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한국 사람도 아닌, 중국 사람도 아닌 국적과 정체성이 모호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특히 조기유학생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밥상머리 교육이 배제된 가운데, 끊임없이 뭔지는 모를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를 하지만, 목표가 없는 노력은 쉽게 지쳐버리기 나름이다. `'목표, 계획'이라는 것은 여행자의 지도나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지도도 나침반도 가지지 않은 채 여행을 떠난다면 잘못된 길로 들어서거나 또는 같은 길을 멀리 돌아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두 달이라는 긴 방학은 유학생활 중의 청량제가 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유학생활의 방향감각을 찾고, 목표를 다시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단지 `학기 중에 고생했으니 '푹 쉬어라~'가 아니라, 유학생활 중 어떤 점이 힘든지, 어떤 점이 유익한지를 함께 나누며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유학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방학기간 보충학습은 유학의 목표를 세우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학습상 성취감은 유학생활을 더욱 성실하게 만들어준다. 지난 학기 동안 부족했던 교과의 복습과 신 학기 예습을 통해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있어 '무조건 `열심히 공부해라'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중국교과를 배우는 학생들임을 기억하고 그에 적합한 학습지도가 필요하다.
`'나'라는 존재가 `'왜' 중국이라는 곳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철없고 어린 듯한 조기유학생들 내면에서도 끊임없는 고민과 방황이 있음을 기억하자.
▷최향숙(JK 아카데미 관리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