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햄버거를 먹고, 해리포터 소설을 읽으며, 한국산 게임을 즐기고, 할리우드 영화를 자주 보는’ 중국의 신세대. 중국 전통 문화에는 관심이 없고 외국, 특히 서양 문화에 몰두하는 중국 신세대들의 행태에 대해 중국 전인대(국회) 대표와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 위원들이 우려하고 있다.
정협 회의 참석차 홍콩에서 베이징에 온 스쯔칭(施子淸) 위원은 “외국 문화가 중국에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중국의 신세대가 물들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중국 전통 문화는 설 땅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베이징(北京)대학, 칭화(淸華)대학, 런민(人民)대학 등 베이징의 명문 3개 대학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국 4대 기서(奇書·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를 모두 읽었다는 대학생은 27%, 여러번 본 적이 있다는 학생은 15%인 반면 그저 한두 권 대충 훑어봤다는 학생이 절반 가까운 48%에 이르렀다.
또 붓글씨나 동양화, 얼후(二胡) 등 민족 악기에 대해 정통하다는 학생은 5%에 불과했고 대충 알고 있다는 학생은 14%에 그쳤다.
명문대 학생조차 중국 고전문학이나 전통 예술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관심마저도 없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중국 교육계 인사는 “요즘 학생들은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 소설 등에 시간을 많이 뺏겨 책을 차분히 읽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홍콩 문회보 사장인 장궈량(張國良) 정협 위원은 “중국의 신세대는 먹는 것이나 입는 것, 보는 것이 모두 미국 문화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며 “겨우 3,000자 정도의 한자를 알고 20여명의 배우·가수 이름과 무협소설 몇권, 유행가 몇곡 정도 알고 있는 것이 신세대가 가진 정신적인 양식의 전부”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