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중국을 처음 만나면서 첫눈에 반해 말도 못할 첫사랑을 시작한 나, 이 중국이라는 녀석은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쳐 급기야 나를 속내 앓는 깊은 상사병에 걸리게 하고 말았다.
중국에 대한 매리트, 중국과 함께할 미래를 꿈 꿔오던 나는 학력도, 어학도, 준비도 어느 것 하나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것을 깨달았고, 이는 차차 중국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마저 잃게 해 어쩌면 내가 중국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게 하기도 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다. 내가 변해야 했다. 맹목적인 사랑은 상대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지 않았던 난 다시금 그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나를 변화시켜야 했다.
하루 10시간씩 중국어 책을 붙잡고, 중국 지식 세미나 등을 통해 나의 실력을 쌓았고, 결국은 직장인의 신분으로 상하이로 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렬히 중국과 사랑을 나누었다.
이 시간 동안 상하이에 온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한 적도, 상하이에 평생 남고 싶을 만큼 좋았던 적도 많았다. 주변정리를 끝내고 귀국 일만을 기다리는 난 지금 상하이에 첫발을 내딛을 때의 설레임과 정든 님을 두고 떠나는 듯한 허전함이 교차하고 있다. 중국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한 것, 좀 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교류하지 못한 것 등 모든 것이 후회로 남는다.
한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월급 봉투를 받아 들고서도 친구들과 함께 양꼬치에 시원한 맥주 한 잔 기울이는 `소박한 행복'을 이젠 누릴 수 없겠지?
다시 또 만날 그 날을 기약하며, 아듀 상하이!
▷안현주hyunjoo-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