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어중문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혹은 조선족)들의 법률문제 해결을 돕기 시작한 이후 임금체불, 산재보상, 이혼, 손해배상 등 민형사 사건을 두루 다루게 됐다. 법률분쟁의 모습은 대개 한국인과 중국인이 원고 - 피고, 고소인- 피고소인이 되어 다투는 형국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예외적이지만 중국인들을 식민지 노예처럼 다루는 사업주도 있고, 능력이 있으면서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악덕 사업주도 있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땅에 살지만 한국인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이고 싶지 않은 경우이다.
인터넷에서 동업자모임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지인은 최근 중국으로 이사를 하면서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10가지 금기사항을 공개했는데 공감이 가는 내용이어서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술집에 가서 2차는 절대로 가지 마라. 단순히 저녁 식사 후 다른 자리로 옮기는 2차가 아니라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2차를 의미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성매매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2006. 3. 1. 치안관리처벌법 시행에 따라 외국인의 성매매에 대한 단속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거래처가 한국인과 거래조건이 맞지 않아 거래를 끊으려고 하는 경우 성매매 현장을 공안에 신고하는 경우가 있고, 과거 한국의 수사 및 정보기관이 외국인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듯이 중국의 공안기관들도 외국인인 한국인의 동태를 어떻게든 파악하고 있으므로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함부로 행동하면 결정적인 순간 크게 다친다.
고급 술집에 가서는 수십, 수백만원을 쓰면서 중국인 직원들의 임금 몇백원 올리는 것에는 벌벌 떠는 한국인 사장님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 경우 중국인 직원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한국인 사장은 가혹한 착취자에 호색한이라는 이미지만을 갖게 될 것이다.
억지로 콴시(關係)를 만들려 하지 말라. 술을 마시고, 선물과 돈을 주어 억지로 만들어 놓은 콴시는 담당자가 바뀌거나 후에 부패로 문제가 될 경우 낭패를 본다. 중국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고 적응하며, 경제력이 앞섰다는 사실보다 시민의식이 앞섰다는 사실을 보여 줄 때 콴시는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신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가족을 데려가라. 가족을 데려가지 않고 혼자 사업을 위하여 혹은 직장 주재원으로 나간 경우 술자리, 성매매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고, 통역담당 여자들과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기간 중국에 머물 때는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이상의 몇 가지 금기사항을 정리해보았는데, 이는 비단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성공적인 삶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모두 다 적용될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상대방을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는 데 국적(國籍)이나 물질적인 요소보다는 인격을 갖춘 사람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불변의 진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