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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건망증

[2007-06-23, 04:04:06] 상하이저널
상해에서 생활하면서 신주단지처럼(?) 모셔야 될 중요한 물건 중에 하나가 아마도 핸드폰일 것이다. 아는 이 하나 없는 외국에서 핸드폰은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가장 소중한 친구이며, 재산목록 1호이다.

며칠 전, 길을 가다가 상해에서 만나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한 지인을 만났다. 울상이 되어 발을 동동 구르는 그 친구에게 무슨 일인가 물어보았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내용인즉, 택시를 탔다가 한 손에는 가방을, 한 손에는 핸드폰을 갖고 내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사용하고 휴지를 버린다는 것이 핸드폰을 두고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 손에 꼭 쥐고 있는 것이 핸드폰이라 생각하고 남편에게 전화를 하려고 보니 핸드폰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친구를 위로 할 겸, 여러 친구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아줌마들 깜빡 국 태운 일은 기본이고, 친구 결혼식을 잊어버려 오해를 샀던 일, 중요한 모임에 정장차림을 하고 평소 즐겨 신던 슬리퍼를 신고 간 일, 이사하는데 중요한 물건을 휴지통에 버려 쓰레기 하치장까지 가서 헤멘 일 등등 일상생활에서 겪은 경험담을 이야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나도 2년 전 어느 날 아침, 출근하려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핸드폰을 찾으러 집안으로 들어가서 갖고 나온 물건이 `무선전화기'였다. 그것도 부족해서 직장에 도착하여 손에 쥐고 있는 전화기를 보며 `어! 우리 집 전화기랑 똑같은 게 있네!'라고 감탄한 후, 나중에야 내가 핸드폰 대신 무선전화기를 들고 온 사실을 알았을때 허탈감... 그후로도 이런 건망증은 나의 일상생활에서 가끔씩 일어나고 있고, 종종 공중분해 된 듯한 기억의 망각 현상을 일으키게 한다.

그래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지만, 막상 적으려고 하면 `뭐 하려고 했는데, 뭐였지? ' 하며 또 다른 고민을 갖는다.

요즘은 40대에도 치매가 온다는 속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정말 내가 건망증이 심한 것인지, 속으로 걱정하면서 지냈는데, 친구들과 이렇게 경험담을 듣고 보니 `음, 나만 심각한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황은실 (hhs23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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