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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저널 400호 기획 시리즈 ② 한류 바로 알기

[2007-06-27, 05:08:03] 상하이저널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수입·편성이 눈에 띄게 증가세가 둔화됐다.
그리고 한국 영상물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 이후 한국 드라마 수입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분기 중국에서 수입허가를 받은 외국 드라마 28편 가운데 한국 드라마는 `프라하의 여인' 등 4편에 불과했다. 지난 12~15일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TV페스티벌에서는 한국 프로그램 수출상담 총액이 지난해 977만 달러에 비해 3분의 1가량 감소한 650만 달러에 그쳤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최근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열리는 한류스타들의 공연이나 관련행사가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국관객 절반을 채우기가 힘들며 때로는 공연장이 텅 빌 정도로 썰렁하다.

드라마나 영화부문 등 대중문화분야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두고 한류열풍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는 의견들이 있다. 혹자는 `겨울연가', `대장금' 등을 이을 대작 한류 드라마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데 이런 추세로 나가다간 한류열풍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한다.

한류열풍을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중국인들의 한국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우리 스스로 과장하고 포장해서 한류열풍을 만들어낸 면도 없지 않다.
현재 중국인들의 관심이 한국의 대중문화영역에서 음식과 한복 등 한국문화와 일상소비생활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대중문화에 대한 거품이 제거되고 일방적으로 한 곳으로 편중된 관심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어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다. 한류열풍이니 한류열풍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생각자체가 옳지 않은 것이다.


한류마켓팅 더 이상 안 통해
산업일선에서 뛰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의 한류현상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조사에 응한 업체들은 이마트, 예성형외과, LG화장품, 파리바게뜨, CGV, 카텔로여성복, 한훈엔터테인먼트 등 20개 업체.
이번 조사를 실시하면서 기업대표나 실무진들로부터 산업일선에서 느끼는 한류에 관한 전반적인 견해를 들어보았다.
LG화장품 오경돈 부장은 "한류로 인해 간접적인 플러스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한류스타와 한국드라마에 열광하지만 스타와 드라마의 인기가 제품구매로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부장은 " LG화장품이 중국소비자들로 부터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제품력과 기술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류나 한국적인 이미지를 내세우지 않고 중국인들이 한국기업인지도 잘 모르는 가운데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있다.
이마트나 CGV, 파리바게뜨가 그런 기업들에 속한다. 이들 기업들은 진출초기부터 한류나 한국적인 이미지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정민호 이마트 대표는 "한국적인 이미지보다 다국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이마트는 마켓팅에 한국인의 깨끗한 이미지를 이용해 큰 효과를 보았다*라고 말한다.
문혜민 CGV홍보담당은 "요즘은 한류를 부각시키면 오히려 중국인들의 반감을 사게 되더라*며 "CGV는 진출초기부터 한류를 부각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CGV가 한국영화관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좋은 시설과 친절한 서비스, 가격 경쟁력 때문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라고 전했다.

중국인들은 이전보다 쉽게 한국대 어중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대중문화가 그들에게 더 이상 호기심으로 다가오지도 신선함을 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연가'나 `대장금' 등을 이을 대작이 나타나지 않는 한 한국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이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상태 파리바게뜨 차장은 " 지난해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 우수제품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제품력에 기인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한 차장은 "런칭단계에서 한류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한류는 충족조건은 될 수는 없다*라며 "실질적으로 가격이나 품질, 서비스가 5할 이상이 되어야 연속적인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류열풍에서 열풍을 빼자
한류로 인해 국가이미지가 제고되고 제품이미지가 제고됨으로써 매출신장으로 이어지고 있어 한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여성복 카텔로 김혜란 점장은 "현재 풍도국제 카텔로 지점을 찾는 중국 고객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고 한국스타일을 인정한다. 중국 백화점에 입점한 카텔로 매장들도 해를 거듭할 수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한류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류열풍에서 열풍을 뺀 한류가 한국의 우수한 다른 문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중국의 다양한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중국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많은 기업들 중 대부분이 한류에 의존하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기업들은 한류를 이용한 마켓팅보다는 제품력과 기술력을 키우는 등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김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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