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이야기
최근 미국골프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를 3년 연속 수상한 타이거 우즈.
그의 스윙은 골프 문외한들도 감탄할 정도로 호쾌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특히 장타를 뿜어내는 유연한 허리 움직임은 척추의 해부•생리학을 전공한 전문의들도 혀를 내두른다. 골프 스윙의 핵심은 척추를 축으로 한 어깨 회전이다.
엉덩이와 무릎은 고정된 채 클럽을 쥐고 흔드는 어깨와 팔이 꽈배기처럼 꼬였다가 풀릴 수만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스윙이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간의 몸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사람의 몸통은 흉추•요추•천추 등 22개의 척추 마디뼈로 구성돼 있다.
이 척추 마디뼈 사이는 맷돌처럼 자유자재로 돌려지는 것이 아니라, 척추뼈 간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 놓은 것과 같은 수많은 인대와 근육들로 단단히 조여 있다.
이 때문에 의학교과서에는 척추가 최대로 회전할 수 있는 각도는 60도에 불과하다고 명시돼 있다.
그 이상의 몸통 회전은 엉덩이와 무릎 관절의 회전이 더해진 것이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 이상적인 골프 스윙이 되려면 가능한 엉덩이와 무릎의 회전은 적게 하면서 척추를 최대한 돌려 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즈의 스윙이 바로 이 같은 원리를 빼다 박았다.
그는 백스윙 시 무릎을 고정한 상태에서 몸통을 거의 100도 가까이 돌리지만, 이때 엉덩이는 30도밖에 돌려지지 않는다.
그 경우 일반인이라면 엉덩이가 45도 정도 돌아가 줘야 그것이 가능하다.
또한 스탠스가 어깨보다 5~8㎝ 넓다. 스탠스가 좁을수록 상체의 회전이 자유로운 데, 우즈는 그 상태에서도 상체를 충분히 회전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스탠스를 넓혀 다운 스윙 때의 엄청난 회전 속도를 견실히 받쳐주겠다는 의도이다.
또 백스윙 시 양 무릎은 정면을 향한다.
일반인이라면 왼쪽 무릎이 오른편으로 돌아가면서 왼발 뒤꿈치가 땅에서 크게 들리지만,
우즈에게는 그런 움직임도 거의 눈에 띠지 않는다.
이 같은 척추 회전이 가능하려면 척추에 매달려 있는 근육들도 충분히 늘어나 줘야 한다.
백 스윙 톱에서 우즈의 손 높이가 머리보다 더 위로 올라가는데, 이것도 왼쪽 어깨 죽지와 팔 근육의 충분한 스트레칭이 없으면 불가능하다.